제2146장
진술서를 작성하던 경찰의 손이 허공에서 우뚝 멈췄다.
그가 무심결에 고개를 들어 진지하게 기억을 되새기고 있는 서수연을 바라봤다.
“그렇습니까? 제가 알기로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던데요. 현장 스태프들의 증언에 다르면 최근 강이정 씨의 인기가 서수연 씨를 넘어설 기미가 보여 겁이 난 서수연 씨가 손을 썼을 가능성이 있다는데요.”
서수연이 조롱하듯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그건 그 사람들 생각이겠죠. 그것만으로 제가 한 거라 확정지을 수 있나요? 전 신인일 뿐입니다, 저보다 인기 많은 연예인들 차고 넘쳤어요. 그게 그렇게 신경 쓰였으면 무슨 기분에 촬영에 몰두하겠어요? 사건 조사가 감에만 의거해선 안된다고 알고 있는데요?”
일리 있는 말에 경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연락 기다려 주세요.”
조사실을 나가려는 찰나, 옆에 있었던 여경 하나가 서수연을 막아섰다.
“더 할 게 남았나요?”
여경이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정말 죄송합니다, 방금은 제 동료가 선 넘는 말을 했습니다. 메이킹 영상 봤는데 연기 너무 잘하시더라고요. 앞으로도 쭉 이대로 이어가셨으면 합니다.”
경찰서에서 팬을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순간 찝찝하던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지며 서수연도 싱긋 미소지었다.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전 연기가 하고 싶을 뿐이에요, 제 배역을 연기해 내는 데에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그럼 이만.”
“조심히 가세요.”
서수연은 그제야 한숨을 내쉬었다.
할 수 있는 말은 다 했으니 이젠 경찰 측에 맡기는 수밖에.
집으로 가는 길, 앞서 납치 당했던 서점을 지나가게 된다.
이제 이 곳 전체에 어둡고 좁아터진 골목같은 건 없다, 높다란 벽들은 진작 부순지 오래.
“강준영 아닌가......”
후련한 마음으로 주위 경치를 둘러보던 서수연은 문득 길 건너편에 서있는 익숙한 그림자를 보게 된다.
그 옆엔 임지혜도 함께다.
서수연이 의심하고 있는 사건의 원흉인 임지혜가.
점심 먹자마자 나간다더니 임지혜랑 데이트 하는 거였어?
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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