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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1장

“걔랑은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대단한 서수연 님이 그만하라고 했으면 우리도 수고는 덜었지 뭐.” 드래곤이 서수연을 향해 턱을 까딱거렸다. “어이 서수연, 어느 카드로 보낼지는 결정했어?” 결국 이 순간이 닥친다. 서수연은 차분한 척 연기하며 막내더러 휴대폰을 가져오라고 했다. “출연료를 다 못 썼는데 어느 카드에 뒀는지 기억이 안 나, 일단 찾아봐야겠어......” 세상에, 부자들의 삶이란 이런 거였구나! 돈이 너무 많아서 어느 카드에 뒀는지도 모를 정도? “괜찮아, 하나하나 다 확인하면 되지. 4억만 이체되면 여기서 무사히 빠져나가게 해줄게.” 드래곤이 씨익 웃으며 조금은 음흉한 눈빛으로 말을 이어갔다. “6억 안 되면 그땐 말이 달라지지.” 떠보려는 걸 알았던 서수연이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건 걱정 마. 내가 먼저 제안했잖아, 돈 없으면 뭘 믿고 이러겠어?” “......” 드래곤과 서수연은 서로 질세라 먼저 눈을 떼지 않았다. 눈싸움에서 지면 기세도 꺾여버린다는 걸 서수연은 잘 안다. 결국 드래곤이 시선을 옮겼다. “좋아, 돈만 있다면야 뭐. 막내야——” 막내가 서수연의 휴대폰을 앞으로 가져왔다. “제일 위에 있는 게 내 남자친구 거야. 블랙 카드 서브용인데 일단 그거부터 해봐.” 싱긋 웃으며 말하는 서수연의 모습이 서유라에겐 자랑질로 비춰진다. 제까짓 게 뭔데 집 나가고 편히 살면서 남자친구까지 만나! 퉤! 남자친구는 무슨, 돈 많은 영감이겠지! 계약 결혼하라고 할 땐 죽네 마네 소란 피우더니? 서수연이 잘 지내는 꼴을 봐줄 수가 없다, 우위에 있는 건 늘 자신이어야만 하니까! “하, 잘난 척하긴. 어느 남자가 통나무처럼 뻣뻣한 너한테 그런 거액을 줘? 눈이 삔 거겠지!” 서수연이 담담하게 웃어보였다. “어떡하지, 내 남자 시력은 좋기만 하니까 네가 걱정할 거 없어. 나한테 돈 주는지 안 주는지는 사실이 증명해줄 거고.” 비꼬는 말은 서유라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렸다. 씩씩대는 모양새로 보아 묶여있지만 않았으면 달려들어 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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