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76장
“부장님께서 미국과의 협업 브리핑 진행하셨습니다. 왼쪽에 있는 서류엔 자세한 분석표도 적혀있고요——”
“오케이, 쉬었다 가시죠. 전 서류 좀 검토하겠습니다.”
강준영이 고개를 끄덕인 뒤에야 다들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우리 사장님은 다 좋은데 너무 워커홀릭이셔.”
“그렇게 밤을 새시니까 멍까지 때리지. 그나저나 신기하긴 하네.”
앞서 회사를 막 물려받은 시절의 강준영은 사흘밤을 꼬박 새고서도 이튿날 아침 회의에서 제일 정신이 또렷한 사람이곤 했다.
“세월이 야속하네......”
저런 젊은 분도 못 견디는데 나이 든 그들이야 오죽할까?
회의를 끝낸 강준영이 숨을 푹 내뱉었다.
한 번도 그런 적 없던 그가 회의 내내 정신을 하나도 집중하지 못했던 것.
자꾸만 휴대폰이 띠링 울릴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혔지만 사실 지금까지도 잠잠하다.
“성훈아, 다음 스케줄은?”
“오후 한시 반에 주 대표님과 미팅, 두시 반엔 이 사장님 생일 파티 있으십니다.”
실눈을 뜨고 고민하던 강준영이 말했다.
“주 대표 미팅 두시로 미뤄. 지금 갈 데 있으니까 두시 전에 올게.”
깜짝 놀라던 성훈이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네.”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성훈에게서 차키를 받아쥔 그는 뭐가 그리 급한지 코트 자락을 휘날리며 바람같이 자리를 떴다.
“희한하다, 희한해.”
서수연은 금세 다시 대본을 읽어내려갔다.
누군가에 의해 바뀐 대본은 다시 원위치로 돌아왔다.
도 감독은 그 사실을 듣는 내내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다.
“어쩐지 유 기자가 벌써 왔다 했어, 누가 일부러 부른 거였네......”
그가 고개를 들어 영문도 모르는 서수연을 바라봤다.
그녀는 아직도 자기가 어떤 함정을 피해갔는지 모르는 모양.
“바보도 나름 복이 있다더니.”
이런 추잡한 속내를 품은 사람을 용납하지 못한다 했건만 이젠 누군가 그의 코 앞까지 손을 뻗쳐왔다.
“오늘 부로 여주인공 대본은 순번으로 보관해. 누구한테서 일 터지면 그땐 그 사람이 책임지는 거다.”
서수연도 뭔가 일이 있었다는 걸 눈치챘다.
대사를 외우는 습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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