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53장
그제야 한숨 돌린 임지혜가 다시 덩달아 웃어 보였다.
“아......초대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그렇다고 앉아만 있을 순 없어서요, 제가 도울 게 있을까요?”
가방을 한쪽에 내려둔 임지혜는 할머니와 함께 주방으로 갈 채비를 했다.
바로 그때, 할머니가 손을 내저으며 임지혜를 막아섰다.
“됐다, 손님한테 어떻게 일을 시켜? 그리고 말이야, 우리 집안엔 누구나 함부로 주방에 못 들어간다는 규칙이 있거든.”
잠시 뜸을 들이던 할머니가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강씨 집안 주방엔 안주인과 하인들만 드나들 수 있지.”
그제야 임지혜는 비로소 할머니가 자길 여기로 부른 이유를 알게 된다.
이 일로 주제 파악을 똑바로 하라는 뜻이 아닌가.
“자, 아가씨한테 차 올려! 난 손님한테 대접할 저녁 식사 준비할 테니.”
할머니가 주방으로 들어가니 곁에 있던 하인이 다가왔다.
“앉으시죠 아가씨, 저희 차 마셔 보세요!”
임지혜의 얼굴은 벌써 한없이 일그러졌다.
할머니며 하인이며 어쩜 말 끝마다 손님이라는 데에 힘을 주는지.
이를 꽉 악문 임지혜는 하인을 따라 거실로 왔다.
괜찮아,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서수연을 내쫓은 뒤 강준영과 결혼하면, 이 집 사모님이 되면 그땐 모두에게 똑똑히 보여줘야겠다.
강씨 집안 안주인이 누군지!
......
오늘 촬영이 일찍 끝난 서수연은 얼른 와 저녁 먹자는 할머니의 연락에 부리나케 집으로 향했다.
막 안으로 들어서니 웬 높다란 하이힐 한 쌍이 눈에 들어왔다.
이 집에 이런 신발을 신는 사람은 없을 텐데?
혹시, 손님이 오셨나?
의문을 안고 거실에 들어갔을 땐, 임지혜가 소파에 앉아있는 게 보였다.
“수연 씨 왔네요!”
임지혜가 서수연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혜 씨가 여긴 어쩐 일로 왔어요?”
겨우 입꼬리를 들어올리며 인사를 건넸지만 서수연의 불편해하는 기색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임지혜가 앞으로 다가와 자연스레 팔짱을 꼈다.
“저녁 먹으러 왔어요, 할머니가 어제 성훈 씨더러 나한테 말씀 전해주게 하셨거든요! 직접 요리해 주신대요! 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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