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49장
어쩌다 돌아온 집에서 서수연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할머니와 보냈다.
그녀의 삶에서 만난, 자신에게 그토록 잘해주는 첫 사람인지라 해드릴 수 있는 모든 걸 다해주고 싶었다.
저녁 식사 뒤, 할머니를 방에 모셔 드리고 서수연도 방으로 올라왔다.
얼마만에 다시 들어오는 방이라 그런가, 오늘따라 유독 낯설기만 하다.
어차피 내 방도 아니잖아.
서수연이 여기에 속하지도, 여기가 서수연에게 속하지도 않는다.
한참을 방문 앞에 서있던 서수연은 씻고 나와 침대에 누웠다.
분명 어젯밤 잠을 설쳤음에도 도통 잠이 오질 않았다.
몇 번을 뒤척이는 사이, 밖에서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강준영이다.
막 일어나려 할 때, 문득 임지혜에게서 들은 말이 떠올랐다.
별안간 울화가 치민 서수연은 이를 꽉 악물고 눈을 질끈 감았다.
강준영이 방으로 들어왔을 때, 서수연은 미동도 없이 잠에 든 듯 보였다.
씻고 돌아온 그는 행여 서수연을 깨우기라도 할까 조심스레 곁에 누웠다.
그제서야 매우 불안정한 숨소리가 귓가에 때려박혔다.
분명 안 자고 있는 건데.
자는 척하는 거구나.
강준영은 또 못마땅해졌다.
자지도 않으면서 왜 자는 척 하지? 얼굴 보기가 싫은가?
서수연 쪽으로 돌아누운 강준영이 옆으로 바짝 다가갔다.
그의 숨결을 느낀 서수연이 몸서리 치며 옆으로 살짝 옮겨갔다.
그 모습에 안색이 어두워진 강준영은 포기하지 않고 또 옆에 붙었다.
그렇게 몇 번이고 투닥거리다 서수연은 결국 땅에 떨어지고 만다.
“악!”
서수연이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오만상을 썼다.
“뭐하는 거예요?”
강준영이 피식 웃으며 놀려댔다.
“뭐 하냐니, 난 아무 것도 안 했는데. 그나저나 잠든 사람 치곤 행동이 참 빠르네?”
그는 서수연이 다친 데가 없는 걸 확인한 뒤에야 비로소 안심했다.
서수연이 바닥에 앉아 얼얼한 엉덩이를 문지르며 쏘아붙였다.
“넘어져서 깬 거예요, 됐어요?”
“그래?”
강준영이 코웃음을 쳤다.
“자는 사람 호흡이 그 정도로 불안할 줄은 몰랐네, 병원 갈까?”
자는 척하는 걸 진작에 알고 내내 놀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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