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34장
“그게 뭐라고, 별일도 아닌데.”
대수롭지 않은 척하는 말 한마디가 전해지자 다들 일제히 임지혜를 부추겨주기 시작했다.
임지혜는 그렇게 서수연을 앞세워 사람들의 이목을 한 번에 집중시켰다.
“수연 씨, 대본 좀 줘봐요.”
서수연은 망설이다 대본을 내려놓고 임지혜의 손을 피했다.
속으로 콧방귀를 뀌며 주제 넘는다 생각하던 임지혜가 웃음을 잃지 않고 말했다.
“수연 씨, 대본 보여주기 그래요? 괜찮아요, 말로 해도 되니까!”
“도와주려는 건 고마워요. 그래도 제가 알아서 잘 연구해 볼게요, 저만의 스타일로 승화할 수 있는지 보려고요.”
서수연은 예의껏 감사 인사를 전하며 그 제안을 거절했다.
표정이 일그러진 임지혜가 뭐라 말할 필요도 없이 주위 사람들이 먼저 수군댔다.
“연구는 무슨, 오전 내내 한 씬도 못 찍었는데.”
“대선배가 와서 연기 지도 해주겠다면 곱도록 받을 것이지, 뭐 저리 꼿꼿하게 굴어?”
그 말들은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서수연의 가슴을 쿡쿡 찔렀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던 찰나, 도 감독의 매니저가 나타났다.
“수연 씨, 감독님이 보자셔요.”
대기실로 들어가니 도 감독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방금 일은 다 들었어.”
“죄송해요 감독님.”
서수연이 고개를 푹 숙이니 도윤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사실 그렇지만도 않아. 첫 촬영은 늘 어려운 법이거든, 연극영화과 졸업해도 똑같이 실수하고 심지어 도중에 빠지기도 해.”
도윤은 어떻게든 위로하려 애썼지만 죄책감에 바닥으로 가라앉은 서수연의 기분은 도통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도 감독이 또 한마디 거들었다.
“임지혜 첫 작품도 내가 맡았거든, 지금이야 쉽게 말하지 그땐 수연 씨 못지 않게 NG도 엄청 냈어.”
그 말에 서수연이 눈을 깜빡거리며 도윤을 올려다봤다.
“감독님, 저 위로하시겠다고 거짓말까진 안 하셔도 돼요.”
“진짜라니까, 없는 소리 지어내는 거 아니야.”
도윤이 대본을 꺼내들었다.
“이번 영화 이름은 <이담>, 주인공 이름도 이담이야. 영화 전반을 아우르는 핵심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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