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33장
매니저와 두 손 가득 커피를 사들고 온 임지혜는 그걸 하나하나 나눠주며 말했다.
“다들 땡볕에 고생 많으세요. 얼른 시원한 커피 드세요.”
“지혜 언니는 너무 착하다니까.”
“역시 연기는 물론 인품도 일류시네요.”
다들 커피를 받아쥐고 임지혜에게 칭찬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어떤 이들은 일부러 고개를 틀어 서수연을 바라봤다.
“누구랑은 다르지, 연기도 못하면서 기어코 주인공 하겠다고 우리 땡볕에 세워두잖아.”
“그러게, 주제 넘는거지.”
대상을 콕 집어 말하진 않았지만 그게 누구인지는 뻔했다.
깔깔거리는 모습에 속이 갑갑해져 서수연은 차로 걸음을 옮겼다.
“수연 씨.”
임지혜가 곧바로 커피 한 잔을 들고 다가왔다.
근처에서 촬영을 하던 임지혜는 <이담> 첫 촬영이 오늘이라는 말을 듣고 매니저에게 주시하라며 말을 남겼었다.
그리곤 서수연이 등장씬도 제대로 못 찍었다는 소식에 바로 커피를 사들고 찾아왔던 것.
도 감독을 비롯한 모든 스태프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이담>의 여주인공은 서수연이 아니라 자기였어야 한다고.
“수연 씨, 커피 한잔 해요.”
임지혜가 웃으며 다가와 커피를 건넸다.
“오늘 첫 촬영인데 어땠어요?”
호의인지 다른 의도가 있는지 몰랐던 서수연은 그저 담담하게 답했다.
“고마워요. 첫 촬영이라 경험도 없고......”
“지혜 언니, 우리 아직 한 씬도 다 못 찍은 거 알아?”
스태프 하나가 임지혜 곁으로 다가와 서수연을 아니꼽게 쳐다봤다.
서수연과 강준영의 사이를 알 리 없었던 사람들은 당연히 그녀가 운 좋은 신인에 불과하다고만 여긴다.
도 감독이 <이담>의 여주인공을 신인으로 캐스팅 했다는 데에 놀랐지만 서수연을 보고나선 실력으로 들어온 게 아니라 더욱 확정 짓는 분위기였다.
임지혜는 속으로 한껏 깨고소해했다.
겨우 반나절 지났는데 벌써 다들 서수연을 싫어한다, 잘 됐다.
보아하니 딱히 뭘 하지 않아도 도 감독은 여주인공 캐스팅에 실패했음을 깨닫고 임지혜로 바꿀 게 뻔하다.
“고생이 많네.”
임지혜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서수연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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