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21장
“제 친구일 뿐만 아니라 준영이 친구이기도 해요! 제 생각엔 준영이가 수연 씨 위해서 얘기를 많이 해줬나 보네요?”
미소를 머금고 강준영 앞으로 다가간 임지혜가 고개를 숙여 그를 내려다봤다.
“아니면, 준영이가 지금 여기 있을 리가 없겠죠. 맞지 준영아?”
임지혜는 어떻게든 표정 변화를 캐치하려 강준영을 빤히 쳐다봤다.
애석하게도 전혀 찾아낼 순 없었지만.
강준영은 한 곳에 시선을 고정한 채 무감한 표정으로 일관했다.
“할 말 있으면 바로 해, 빙빙 돌리는 거 질색이니까.”
“......난 다른 뜻은 없어!”
임지혜가 실망스러워하며 의자에 털썩 앉았다.
“그냥 내가 쓸모없어 보여서.”
그리곤 고개를 숙이고 스스로를 비웃듯 피식 웃어보였다.
“수연 씨 대단하다, 겨우 알고 지낸지 얼마나 됐다고 준영이 네가 다 직접 나서게 만드네.”
그제야 강준영의 표정에 변화가 일었다.
“내가 나서서 배역 따준 거라 생각하는 건가?”
“괜찮아 준영아, 수연 씨 금방 데뷔하는데 이럴 기회도 있어야지. 네가 도와주면 고생도 덜 할 거고 나처럼 여기저기 두 발로 뛸 필요도 없잖아.”
임지혜의 얼굴엔 씁쓸한 웃음이 걸려있었지만 눈빛만큼은 불쌍하기 그지 없어보였다.
“도와준 적 없어, 자기 힘으로 따낸 거야.”
서수연 생각에 강준영의 얼굴도 덩달아 이지러졌다.
“난 도와주고 싶은데 정작 본인은 내 신세 지기 싫어하네.”
놀랍지만서도 임지혜는 결코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서수연이 강준영의 도움을 거절하고 굳이 가시밭길을 택할 리가 없잖은가?
그저 뛰어난 연기력으로 강준영을 속여 여기까지 제 발로 오게 만든 거겠지.
역시, 서수연을 과소평가한 게 틀림없다.
임지혜는 속마음을 터놓지도, 계속해 얘기를 꺼내지도 않은 채 강준영의 앞으로 걸어갔다.
“준영아, 점심 다 됐는데 배고프네. 근처에 한식당 새로 오픈했다는데 같이 점심 먹으러 가자.”
“됐어, 난 회사 가야 돼.”
강준영은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곧바로 자리를 떴다.
“준영아.”
헛손질을 한 임지혜의 속에서 또다시 분노가 이글거렸다.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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