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20장
서수연이 다가가 손에 들린 계약서를 들어보였다.
“그럼요! 임지혜 씨, 전 계약 끝났으니까 이만 가볼게요. 감독님이랑 얘기 나누세요.”
그리곤 도윤에게 고개를 돌려 웃으며 한마디 보탰다.
“감독님, <이담> 출연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촬영에 임하겠습니다.”
“뭐?”
또 한번 충격에 휩싸인 임지혜는 표정 관리에 실패한 파래진 얼굴로 더듬거렸다.
“서......서......서수연 씨가 감독님이 점찍은 신인 배우?”
서수연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말했잖아요, 일자리 찾으러 왔다고. 이게 내 일이거든요!”
일그러진 임지혜의 표정에 묘한 쾌감을 느끼는 서수연이다.
그렇게 말 끝마다 배배 비꼬더니 이번엔 되려 당하는 쪽이 됐네!
“감독님, 계약도 마쳤으니 전 다른 일 때문에 먼저 가보겠습니다. 다시 연락 주세요.”
복수에 성공했다는 희열을 안고 서수연은 가벼운 걸음으로 사무실을 나섰다.
안에 남은 세 사람 중 둘은 각자의 생각으로 표정이 말이 아니다.
강준영은 내내 이 곳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허나 서수연은 아예 존재 자체를 무시하고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지.
모르는 사이인 척 도윤 앞에서 망신을 주더니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대체 또 어쩌다 서수연 심기를 건드린 건지.
반면 임지혜는 자리에 떡하니 선 채 얼굴이 한없이 어두워져 있다.
일개 신인 배우 따위가 자기 자리를 꿰찼다는 생각에 가뜩이나 언짢아 있었던 그녀에게 그 상대가 서수연이라는 소식은 청천벽력이 아닐 수 없었다.
자기 남자까지 가로챈 거로는 모자라 이젠 배역까지 낚아채려 한다니.
연기 한번 못해본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여주인공을 맡아? 도윤은 또 왜 한 눈에 서수연을 점찍은 거고!
“이럴 리가 없어.”
그제야 강준영을 본 임지혜는 순간 상황파악이 된 듯 머리가 띵해났다.
경험도, 능력치도 없는 서수연이 단번에 도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건 분명 강준영이 나서줘서겠지!
그동안 강준영 옆에 있은 세월이 얼만데.
함께 크며 그가 가업을 물려받아 날이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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