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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9장

서수연이 고개를 끄덕이고 공손히 강준영을 불렀다. “강 사장님 안녕하세요.” 하, 진짜 모른 척하려고 작정을 했네. 강준영이 할 수 없이 한숨을 내뱉었다. “안녕하세요 서수연 씨.” 사모님 신분을 밝히는 게 그리도 싫다면야 언제까지고 협조해 줘야지. 어차피 도윤은 알고 있으니 잘 챙겨줄 거고 그로써 강준영의 목적은 달성이 된 거나 다름 없다. “수연 씨라고 부를게요, 그게 편할 것 같아서.” 도윤이 서수연을 의자에 앉혔다. “이건 내가 직접 일일이 확인한 거예요, 계약 내용은 전부 써넣었으니까 안심해도 돼요.” 보아하니 도윤은 정말이지 자신을 <이담>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하길 희망하는 것 같다. 계약 조항은 어찌나 자세했던지 도윤에게서 말로만 들었던 내용들이 전부 서면상으로 기재가 되어있었다. 그와 동시에 법적 효율도 생겨난 것. “혹시......제가 감독님 요구에 부합하지 못하면 그건 계약 위반인가요?” 돈 벌자고 촬영하려다가 위약금이나 내는 꼴이 되면 안될 텐데. 도윤이 마지막 두 번째 장을 펼쳐주며 말했다. “그건 계약 위반 아니라고 여기 명시됐어요.” “네, 그럼 사인하겠습니다.” 펜을 든 서수연의 시선이 저도 모르게 강준영에게로 향했다. 본인은 몰라도 강준영은 하루에도 결재 서류에 몇 번씩이나 사인할 테니. 계약해도 되겠냐 묻고 있다는 걸 알아챈 강준영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의 동의를 얻은 서수연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계약서에 사인을 마쳤다. 밖에서 한참을 기다리던 임지혜는 매니저의 재촉을 못 이겨 결국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임지혜 씨, 감독님 아직 손님 만나고 계시는 중이니 지금은 못 들어가십니다.” 뚫고 들어가려는 임지혜를 매니저가 막아섰다. 생전 이런 대접은 처음이었던 임지혜가 순식간에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되는데요, 다음 스케줄도 있는데. 몇 마디면 된다니까요.” 결국 임지혜는 만류에도 불구, 도윤의 사무실로 쳐들어갔다. 마침 계약서를 쓰고 있는 서수연이 보였지만 멀리 떨어져 있던 탓에 그 내용이 뭔지는 보질 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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