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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8장

직접 수도 없이 손 봐온 대본인 탓일까, 마치 머릿속에서만 그리던 여주인공이 그대로 현실에 들어온 착각이 들기까지 했다. 그래서인지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서수연이더라도 분명 잘해낼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실망시켜 드리진 말아야 할 텐데요.” 말하며 자연스레 고개를 돌린 서수연이 처음 보는 사람인양 강준영에게 물었다. “이 분은?” 오늘 오게 된 이유를 말해 주려던 강준영은 생각지도 못한 한 마디에 돌덩어리처럼 굳어버렸다. 그러긴 옆에 있던 도윤 역시 마찬가지였다. 강준영은 갓 데뷔한 도윤의 작품에 투자해 준 첫 투자자인 동시에 지금껏 여러 작품을 진행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준 은인이나 다름 없다. 그동안 자주 연락하진 않았어도 친구라고는 칭할 수 있을 정도의 사이. 강준영은 처음으로 먼저 도윤의 회사에 발을 들였다, 그것도 이른 아침부터 말이다. “서수연 내 와이프야.” 그 말에 도윤은 곧바로 그가 온 이유를 알아차렸다. “뭐? 너 언제 결혼했어?” 임지혜와 그나마 가깝게 지내는 것 빼곤 스캔들 하나 없던 강준영이었기에 그 소식은 더욱이 도윤을 깜짝 놀래켰다. “얼마 전에.” 누군가와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게 익숙치 않았던 강준영이지만 연예계가 얼마나 살벌한 곳인지를 익히 들었기에 서수연에 대한 걱정이 앞섰었다. 홀로 각박한 연예계 생활과 맞서게 할 바엔 차라리 신분을 밝히고 모든 일의 근원을 뿌리 뽑는 게 낳을 터. “그래서 와이프 잘 부탁한다고 말하러 왔어?” 도윤이 하는 수 없이 피식 웃어보였다. “다른 데는 몰라다 내 촬영장에선 절대 불미스러운 일 없을 거야.” 오래동안 알고 지낸 도윤이 어떤 사람인지는 강준영도 잘 알고 있었다. 다만 이번 작품만 찍게 되면 계속해 연기자 생활을 이어갈지도 모르니 단순히 도윤에게 잘 부탁한다는 말 뿐이 아니라 앞으로 많이 언급해 달라는 부탁도 함께 하려던 참이었다. “와이프 연예계 생활하는 거 마음 놓이겠어?” 자신의 옆에서 일할 땐 막을 수 있대도 정작 다른 촬영장에선 꼭 그러리라 장담을 못 하는데. 그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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