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16장
여주인공 자리를 제안 받은 적도 없다는 말을 서수연에게 늘어놓고 싶진 않았다.
앞서 몇 차례나 도윤을 찾아왔지만 그는 줄곧 배역이 어울리지 않는다 말하며 그 자리를 공석으로 비워뒀었다.
그러던 도 감독이 며칠 사이에 여주인공을 캐스팅해 오늘 계약을 한다던데.
그게 대체 누군지 두 눈으로 직접 볼 참이다.
“도 감독님 새 작품이요? <이담> 말씀하시는 거예요?”
임지혜가 경계 태세를 취했다.
“그걸 수연 씨가 어떻게? 아참, 그나저나 수연 씨는 연예계 관계자도 아닌데 오늘 여긴 어쩐 일이에요?”
처음 만난 그날부터 자신에 대한 상대의 적대심을 알아차렸던 서수연은 긴말 않고 짤막하게 답했다.
“일자리 찾으러 왔어요, 시도나 해보려고.”
“그렇구나.”
속으로 한껏 비꼬면서도 임지혜는 겉으론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준영이도 참. 그 집안에서 수연 씨 못 먹여 살리는 것도 아닌데 왜 일을 시킨대!”
임지혜는 강준영이 잘해주지 않는다는 걸 어떻게든 표현해내려 안달이었지만 사실 이건 서수연이 직접 따낸 기회인데다 강준영도 별말 하지 않은 일이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임지혜에게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도 없는 노릇.
대답 없는 서수연을 보며 눈을 굴리던 임지혜가 다시 입을 열었다.
“도 감독님 이번 영화 엄청 공 들이셨대요, 대본만 한참을 손보셨다던데. 분명 대박날 것 같아요!”
또한 그러한 이유로 임지혜는 미련을 버리지 못해 또다시 여기에 찾아왔던 것.
도윤은 연예계에선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스타 감독으로 일단 찍었다 하면 대박이 나며 주연을 비롯한 여러 조연들까지 그 덕을 톡톡히 볼 수 있다.
물론 연예계에선 인지도도 높고 들어오는 대본들 역시 줄을 잇지만 정작 임지혜 본인은 앞날이 걱정되는 상태다.
착한 국민 여동생 이미지로 데뷔하며 여러 상업 영화들 주인공으로 대박을 터뜨렸지만 상으로까진 이어지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
점차 나이가 들며 컨디션 역시 예전 같지 않음을 느끼는 터라 어느 날엔가 인지도마저 급하강할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때가 되면 지금의 인기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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