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14장
“일이 좀 있긴 한데 일단 저녁부터 먹자고요.”
곧 돈을 갚을 수 있다는 생각에 한껏 들뜬 서수연은 저도 모르게 강준영의 팔짱을 끼고 안으로 들어갔다.
붙잡힌 제 팔을 내려다보는 강준영의 표정도 어딘가 묘하기만 하다.
진수성찬으로 차려진 음식들을 보니 더우기 의구심이 피어올랐다.
“대단한 일인가 본데?”
“이따가 얘기하고 일단 먹어요.”
서수연은 생글생글 웃으며 그를 자리에 앉힌 뒤, 국을 떠주며 말을 이어갔다.
“이거 몇 시간이나 푸욱 우린 거예요, 뼈까지 다 부드러워진 거 있죠.”
강준영 역시 캐묻지 않고 국그릇을 건네받았다.
역시 서수연의 말대로 시원한 국엔 시간과 정성이 담겨 있는 듯했다.
한 모금 마시고 고개를 들자 기대에 잔뜩 찬 서수연과 두 눈이 마주쳤다.
“어때요?”
누군가의 칭찬을 이토록 갈망하긴 또 처음이다.
강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맛있네.”
만족스러워하는 답변에 서수연 역시 활짝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오늘 할아버지 할머니는 친구분들 만나시느라 안 들어오신대요.”
“응.”
두 분이 굳이 말씀을 하지 않는 터라 강준영은 오래도록 거기엔 관심을 주지 않았었다, 그저 믿고 맡길 만한 사람만 곁에 붙여뒀을 뿐.
겨우겨우 식사 말미까지 참아낸 서수연이 그제야 운을 뗐다.
“그......오늘 연락을 받았는데 일자리가 생긴 것 같아서요.”
“아직도 일자리 구하나?”
강준영이 젓가락을 내려두고 담담하게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말했을 텐데, 굳이 일할 필요 없다고?”
“아는데요, 그래도 사회 생활 경험은 쌓아야죠......”
“그래서, 무슨 일인데요?”
앞서 계약 결혼 전, 강준영은 성훈을 통해 서수연의 뒷조사를 끝마친 상태였다.
졸업 뒤, 집사람들에게 발 묶여 일을 해본 경험도 없다던데.
그런 사람에게 누군가 먼저 일자리를 제안해왔다?
부디 속은 것만은 아니길.
“전에 배지성 도와서 광고 촬영해 줬잖아요? 감독님 한 분이 그거 보고 연락을 주셨어요, 도윤 감독님이라고. 제가 새로 개봉할 영화 여주인공으로 출현해 줬으면 좋겠대요.”
내친김에 서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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