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11장
아까워라,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으니 원.
“대리 기사 아직이니까 좀 기다리죠.”
“그래요.”
주먹 하나 사이 두고 서있는 두 사람의 거리는 멀지도 가깝지도 않아 오히려 더 묘해 보였다.
다행히 더는 견디지 못할 즈음, 대리 기사가 도착했고 서수연은 부리나케 조수석에 올라탔다.
강준영은 하는 수 없이 뒷좌석에 오른다.
가는 내내, 그는 차창을 통해 서수연의 얼굴을 바라보며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
자석이라도 붙은 듯 떨어질 줄 모르는 그의 눈빛이 간지러워 또다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두 사람은 말 한마디 없이 앞뒤로 나란히 집에 들어섰다.
“난 객실 갈게요.”
방문 앞에 다다른 강준영이 걸음을 멈췄다.
서수연도 고개를 끄덕이고 방으로 들어왔다.
씻고 나와 누우니 벌써 새벽, 그럼에도 도통 잠에 들 수가 없었다.
눈만 감으면 뽀뽀하던 장면이 잔상처럼 떠올라서.
그땐 거리라는 개념도 필요치 않을 만큼 가까워져 코 앞에서 강준영의 눈을 볼 수 있었는데.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난리였다.
혹시, 아주 조금이라도 그녀가 좋아진 걸까?
그거 빼곤 도무지 이 갑작스런 입맞춤을 해석할 길이 없지만서도 또 그가 자신에게 흔들릴 리 없다는 생각이 앞섰다.
새벽 내내 뒤척이기만 하던 서수연은 그날 아침 턱 밑까지 내려온 다크써클을 이끌고 아래로 내려왔다.
그 모습을 본 강준영의 입꼬리가 얄밉게 치솟았다.
“어머 수연아, 안색이 왜 이러니?”
할머니는 걱정스러우면서도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서수연은 축 늘어진 몸을 하고 간신히 미소를 띠었다.
“괜찮아요 할머니, 어제 제대로 자질 못해서요.”
“우유 마셔.”
강준영이 우유 한 잔을 서수연에게 내밀었다.
또다시 어제의 장면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 서수연은 얼굴이 홍당무처럼 달아오름을 느꼈다.
“고마워요.”
아침 식사를 마치고는 강준영을 피해 후다닥 방으로 돌아와 일자리 찾기에 전념했다.
아직 어제의 일이 선명해서, 아무렇지 않게 그를 마주할 수가 없어서 요즘은 피해 다니는 게 상책일 듯하다.
강준영 역시 그 점을 의식했는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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