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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1장

강준영은 서수연의 손을 붙잡고 배연 그룹을 나와 차에 올라탔다. “서수연 씨, 진짜 내 말이 말 같지 않은 겁니까? 어제 분명 또 한번 경고했는데 그 새를 못 참고 하루 만에 배지성한테 왔나?”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낯빛을 보아하니 또 뭔가 단단히 오해를 하고 있는 모양. “진짜 면접 보러 왔다니까요! 처음엔 여기 사장이 배지성인 줄도 몰랐고!” 강준영이 콧방귀를 뀌며 비웃었다. “동창이라더니 그걸 몰랐다?” “진짜 몰랐다고요! 고등학교 동창일 뿐이지, 연락도 별로 안 했고 출신도 몰랐어요. 난 그냥 일자리가 찾고 싶었을 뿐이라고요.” 증거라곤 없는 황당한 변명이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믿을지 말지는 강준영의 몫이고. 강준영이 서수연의 손목을 탁 잡아챘다. “누가 당신더러 일을 하래?” 강준영의 싸늘한 눈빛만 보면 서수연이 뭐 큰 잘못이라도 한 듯한 모습이다. “이......이거 놔요.” 힘껏 손을 뿌리치며 그에게서 벗어나려 애를 썼다. “강준영 씨, 아프다고! 왜 이러는데?” 강준영은 그럴 수록 손목을 더욱 꽉 그러잡으며 빠져나갈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당신 지금 우리 집안 사모님이야. 일할 필요 없다고, 이러는 거 집안 망신만 시킨다고 몇 번을 말해! 남들이 보면 우리 집안에서 당신 홀대하는 줄 알잖아!” “아프다고.” 서수연은 결국 참지 못하고 앓는 소리를 내며 눈물까지 글썽였다. 그제야 손을 뗀 강준영은 지나치게 힘을 썼음을 알아채고 고개를 숙였다. 역시나 서수연의 손목엔 빨갛게 손자국이 서려있었다. “난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한 게 아니라 내 앞날을 위해 미리 준비하고 싶었을 뿐이라고요! 언제까지고 그 집안에 붙어 살수도 없잖아요, 우린 진짜 부부도 아닌데! 난 내가 1년 뒤엔 자길 먹여살릴 만한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어서 그래요! 그리고, 빌린 3억도 돌려줘야 되는데 일을 안 하고 무슨 수로 갚아요 내가?” 서수연은 서러운 티를 팍팍 내며 손목을 가져갔다. 강준영에게 잡힌 부분은 벌써 빨개진데다 앞선 손자국까지 더해져 보기만 해도 아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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