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67장
의자에 앉아있는 건 다름 아닌 배지성.
그는 한 손에 서류를 든 채 느긋하게 앉아선 담담하게 서수연을 바라봤다.
“왜, 나라서 그렇게 놀란 거야?”
“아......아니, 네가 배연 그룹 사장일 줄은 몰랐어서......”
서수연이 멋쩍게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그 유명한 배연 그룹이 배지성의 회사였을 줄이야.
그의 출신을 너무 과소평가했던 모양이다......
“앉아, 친구끼리 긴장할 필요 없어.”
우아한 손짓으로 앞에 있는 의자를 가리킨 배지성은 다시 손에 들린 서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서수연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제야 자리 잡았다.
“근데 왜 나 다시 불러온 거야?”
“너 오늘 우리 회사 면접 보러 온 거 아니야? 내가 직접 면접 보면 되지?”
서류를 다 확인한 배지성이 그걸 내려두고 반달웃음을 지으며 서수연을 바라봤다.
한쪽에 놓인, 그것도 활짝 펼쳐져 있는 서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리로 눈길이 갔다......
그건 서수연의 이력서, 아까부터 이걸 보고 있었던 거구나!
아......머쓱하고 쑥스럽다.
어째서인지 속이 뜨끔했다.
보다 눈에 띄는 이력서를 위해 자화자찬이 담긴 말들도 서스럼없이 적어넣었는데.
처음 보는 면접관 앞에선 별 생각 없었으나 그게 배지성의 손에 들어갔다 생각하니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 심정이다.
“사실 학력은 괜찮아. 경력만 쌓였으면 회사들에서 너 데려가겠다고 난리였을 텐데.”
배지성의 말투에선 서수연이라는 인재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나왔다.
학창시절 줄곧 상위권을 유지해왔고 대학교 역시 명문대로 갔으니 학력은 봐줄만 했다. 다만 졸업 뒤엔 일을 해본 적이 없었고 그 몇년 간의 공백이 지금은 치명적인 단점이 되어 취직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응, 그게 내 약점인 거 알아. 휴! 어디서도 나한테 첫 업무 기회를 안 주면 난 아마 평생 경력이라는 게 없겠지.”
서수연 역시 고개를 푹 숙이고 갑갑한 마음을 털어놨다.
지금의 사회 환경이 그렇다.
잘 나간다 싶은 회사에선 젊은 직원을 요구하는 동시에 보다 많은 업무 경험이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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