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51장
방금 전, 배지성에게 한 강준영의 말이 떠올라 난감함이 몰려왔다.
가뜩이나 배지성과는 희망이 없을 거라 여겼던 서수연에게 지금은 그런 망상마저 사치가 되어버렸다.
“왜 혼자 있어? 준영이 형은?”
역시나 흠칫 놀라던 배지성은 이내 나긋하고 우아한 미소를 머금고는 걸어왔다.
서수연도 입술을 살짝 오므리며 미소를 띄었다.
“친구랑 얘기하고 있어서 혼자 바람 좀 쐬느라고.”
“형 친구?”
배지성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임지혜?”
임지혜라는 말에 서수연의 얼굴에 그늘이 진다.
역시, 임지혜와 강준영은 소꿉친구가 맞나 보다.
옆사람들도 그의 친구라 하면 맨 먼저 임지혜를 떠올리는구나.
“임지혜 봤어?”
배지성이 어느새 곁으로 훌쩍 다가왔다.
“지금은 잘 나가는 스타지, 팬들도 엄청 많고.”
서수연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봤어, 진짜 예쁘시더라. 근데 난 별로 연예계에 관심이 없어서 한 눈엔 못 알아봤거든.”
“너 고등학교 때도 그랬었지. 딴 여자애들 연예인 덕질할 때도 관심 없었잖아. 지금도 여전하구나.”
고등학생 시절, 혼자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었기에 서수연은 남들의 눈엔 고립되고 겉도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었다.
“아니야, 공부 때문에 그럴 시간이 없었을 뿐이지.”
서수연은 미소로 그때의 스트레스를 덮으려 했다.
그동안 과연 잘 지내온 걸까?
“그럼......”
한참을 망설이던 배지성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
“형이랑은 어떻게 알게 됐는데?”
이럴 줄 알았다.
전혀 다른 세계에서 온 두 사람이 결혼한 사이라는 건 누가 봐도 호기심을 자극할 테니까.
“우연히 만났다가 알게 된 거야.”
서수연은 눈꺼풀을 늘어뜨려 씁쓸히 웃으며 뭉뚱그려 말했다.
“근데 우리 결혼 사실은 아직 비밀로 해줬으면 해!”
배지성이 약간의 섭함이 어린 눈을 하고 애써 웃음지어 보였다.
“걱정 마, 사촌 형 일은 누구라도 함부로 입에 못 올리니까.”
여태껏 그는 강준영을 따라잡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해 왔었다.
다만 강준영의 시작점은 곧 많은 이들의 끝점.
그를 따라잡기란 여간 쉬운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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