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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2장

고등학교를 졸업해 각자 다른 도시의 대학교로 흩어진 뒤론 더 이상 마주칠 수가 없었다. 그렇게 흐지부지 끝났던 짝사랑 상대가 지금 이 곳, 서수연의 눈 앞에 있다. “생각해 보면 우리도 참 오래 알고 지냈네. 그때 너 명문대 갔다는 말은 들었는데 어때? 지금은 잘 나가고?” 배지성이 자연스레 근황에 대해 물었다. 서수연은 고개를 들어 그와 눈을 마주치지도 못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이은숙의 고집에 못 이겨 일도 못하고 집안 살림이나 했다는 말을 무슨 수로 해. “말하기 싫으면 안 말해도 돼.” 서수연의 표정 변화에 배지성이 먼저 딱딱해진 분위기를 끊어냈다. “방금 멀리서 보고 깜짝 놀랐지 뭐야, 내가 알던 서수연이 맞나 하고! 방금 그거 서울에선 망나니로 유명한 애야, 알아 너도?” 더는 캐묻지 않으니 서수연도 안도했다. “몰라, 내가 뭘 어쩌지도 않았는데 못 가게 막아서......” “바보야, 네가 너무 예뻐서 그렇지.” 배지성이 피식 웃었다. 서수연은 고개를 번쩍 들고 믿기지 않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칭찬인가 방금은? 점점 달아오르는 볼과 주체 안 되는 입꼬리. “과찬이야, 다들 예뻐서 난 눈에 띄지도 않는 걸.” “아니야 수연아, 사실 넌 쭉 예뻤어. 그냥 늘 고개 숙이고 다녀서 사람들이 그걸 못 봤을 뿐이지.” 배지성이 살짝 허리를 숙여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혔다. “기억나? 고등학교 때 내가 너한테 자신감 좀 가지라고 했던 거?” 옅은 갈색의 눈동자를 바라보자니 또다시 고등학교 때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그날, 서수연은 시녀 역할을 맡게 됐다. 딱히 중요한 역할도 아니고 대사도 없지만 무대 위에서 간단한 춤을 선보여야만 했다. 동작은 익히기 쉬웠지만 무대 경험이 없는데다 집안 사람들의 압박에 주눅이 들어있던 서수연은 무대에 올라서기 직전까지도 허리를 잔뜩 구부리고 있었다. 바로 그때, 배지성이 그렇게 말해줬다. “자신감을 좀 가져, 너 진짜 예쁘니까.” 그 말을 해준 배지성을 오늘에야 다시 만났다. “근데 넌 왜 여기 있어?” 방금 작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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