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36장
최대한 민폐 끼치지 않으려 양보하고 참아왔더니 이 사람들은 그게 당연한 줄 아는 모양이다.
더는 단 하루도 참고 싶지가 않다.
서수연은 서유라에게 대꾸도 하지 않은 채 지독한 색안경을 끼고 자신을 대하던 부모를 바라봤다.
“말해! 얼만데? 이자까지 붙여서 줄 게, 당신들이 말하는 키워준 정에 보답한다고!”
서로를 마주보던 두 사람, 이내 이은숙이 세 손가락을 들어보였다.
“너 돈 있으면 3억 내놔봐! 그럼 이젠 집에 무슨 일이 있든 너 성가시게 안할 거니까!”
하! 3억! 욕심도 끝이 없네!
소박하기 그지 없던 서수연의 삶에 3억이 투자됐다는 게 말이 되나!
허나 그 약속대로 해주지 않으면 이 관계를 끊어내는 건 힘들지도 모른다......
그런 돈은 없으니 빌릴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
“그래! 기다려.”
거실에서 나와 한때 지내던 방으로 들어간 서수연은 곧장 강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이고 연락이 닿지 않아 희망이 사라질 쯤에야 무감하고도 까치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에요?”
“저......그......선생님, 저한테 3억 빌려주시면 안 될까요?”
이건 현재로써 서수연이 생각해낼 수 있는 최선이다, 아니면 어디 가서 3억을 당장 구해.
전화 너머 침묵이 길어졌다.
“3억? 서수연 씨, 욕심이 날로 커지는군요.”
첫만남부터 돈은 바라지도 않는다 해놓고 갑자기 3억을 부른다니......
당장이라도 제 뺨을 때리고 싶지만 어쩔 수가 없는 걸......
“그게 아니라......선생님, 정말 급해서 그래요......제가 최대한 빨리 돌려드릴게요!”
서수연의 말투에선 멋쩍음과 불안감이 동시에 드러났다.
3억을 내놓지 못하면 이 집 사람들이 끈질지게 달라붙을 텐데!
더는 이런 삶을 감당할 여력이 없어 한 시라도 빨리 이 울타리를 벗어나고 싶을 뿐이다.
“일단 말해봐요, 3억을 어디다 쓰길래 그리 급한지.”
강준영에게 이걸 말할 생각은 없었다.
그래봤자 진짜 부부도 아닌데 쓸데없이 민폐 끼치기도 싫고.
허나 이런 상황에 사실을 고하지 않고서야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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