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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6장

그제야 서수연은 비로소 깨우쳤다, 강준영이 먼저 합의 결혼을 제안한 이유를. 그날 밤 일에 책임질 사람 같지도, 결혼할 여자가 없을 것 같지도 않았는데. 사실은 그저 독촉을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선택이었구나. “수연이 착한 애라는 거 할머니도 다 알아. 이젠 준영이 곁에 수연이가 있으니 우리도 시름 놓을 수 있겠어.” 할머니의 진심에 문득 서수연은 죄책감이 밀려왔다. 그저 허울 뿐인 결혼이거늘, 1년 뒤면 이혼으로 갈라설 그들이거늘. 과연 그땐 무슨 수로 할머니를 마주할까...... 산책을 이어가며 이런저런 당부를 남긴 할머니는 그 뒤, 하인더러 서수연을 강준영의 방에 데려가 쉬게 하도록 했다. 자기 방보다 몇 배는 더 큰 강준영의 방에 들어오니 저도 모르게 입이 벌려졌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창고를 개조해 만든 좁아터진 방을 쓰다 하루 아침에 숨이 탁 트이는 럭셔리한 안방에 와있다니...... 익숙치 않은 느낌은 되려 압박감으로 다가왔다. 멍하니 서있던 서수연은 씻고 나와 평범한 잠옷으로 갈아입은 뒤, 침대에 올라가 쉬기로 한다. 강준영이 들어오면 어떡해야 할까 하는 생각도 잠시, 서수연은 이내 단잠에 빠져버렸다...... 숙면에서 깬 이튿날 아침, 눈을 뜨니 침대의 다른 한쪽은 누군가 건드린 흔적 하나 없이 말끔했다. 강준영은 어젯밤 돌아오지 않은 모양이다. 그건 되려 서수연에겐 편한 일이었다, 아직 낯선 남자와 한 침대를 써야 한다는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참이었기에. 이른 시각, 서수연은 정리를 마치고 아래층 주방으로 내려갔다. 벌써 안엔 하인 하나가 아침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제가 할게요.” 하인은 서수연의 말에 웃음기를 싹 빼고 말했다. “아가씨, 이건 제 일입니다! 제가 하면 돼요!” “괜찮아요, 어차피 저 할 일도 없어서 그래요.” 웃는 얼굴을 하고 하인에게서 채반을 가져온 서수연이 재료들을 깨끗이 씻기 시작했다. 하인은 자리를 뜨는 게 아닌 바로 옆에 서서 쌀쌀맞게 서수연을 응시했다. 아마 상대가 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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