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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0장

맞선 상대인 여자아이는 강준영을 보는 순간 황홀함에 얼굴을 붉히며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내밀었다. “아, 안녕하세요. 전 심아영이라고 합니다......” “네, 안녕하세요! 앉으시죠!” 강준영은 고개만 끄덕일 뿐, 악수를 받아주지 않았다. 멋쩍어하며 허공에 놓인 손을 가져온 여자아이가 다시 제자리에 앉았다. 어르신들이 서로를 마주보며 눈빛교환을 했다. 저 세상 물정 모르는 손자 놈이 초면부터 여자애를 무안하게 만들다니! 홀로 1인용 소파에 앉은 강준영은 우아하게 손님들의 말에 답해줬지만서도 지나치게 예의를 갖추며 거리를 뒀다. 결국 가능성을 보지 못한 손님들은 핑계를 대고 자리를 뜬다. 할 수 없이 손님을 보낸 두 어르신들이 손자에게 눈을 부라렸다. “준영이 너! 애가 이렇게 무뚝뚝하면 어떡해! 아영이 얼마나 참하고 예쁜데! 어쩜 한 번도 웃어주질 않니!” 강준영은 그래봤자 딱히 관심이 없다. “할머니, 저 아직 결혼 계획 없어요, 그러니까 두 분도 맞선 자리 좀 그만 마련하세요!” 할아버지가 콧방귀를 뀌며 한소리했다. “아직 결혼 계획이 없어? 그럼 언제 결혼한 건데? 평생 독신으로 살게? 서른도 넘었는데 아직도 지가 피끓는 청춘인 줄 아나! 찬이랑 월이는 벌써 임자 만났고 이젠 맏아들인 너만 남았어! 오빠이고 형이란 애가 부끄럽지도 않냐!” “전 지금이 좋은데요? 부끄러울 게 뭐가 있어요?” “이, 이 놈 자식이......” 할머니가 가슴을 턱턱 치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강준영이 벌떡 일어나 할머니를 부축했다. “할머니, 괜찮으세요? 얼른 가서 약 가져와요!” “됐다! 약은 안 먹을 거니까!” “할머니, 협심증 있으신데 약을 안 드신다뇨?” 할머니가 원망에 가득 찬 눈빛으로 손자를 바라봤다. “네가 결혼 안 하는 게 내 제일 큰 마음의 병이야 이거사! 그건 약으로도 치료 못하는 거라고! 준영아, 우리더러 맞선 상대 고르지 말라고 하면 안 하마. 대신 한 달 내로 우리 앞에 손주 며느리 데리고 와! 아니면 이 약 안 먹고 그냥 확 죽어버릴라니까!” “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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