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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0장

허태윤이 눈을 내리깔고 소피아를 서늘하게 쳐다봤다. “난 윤준협이 아니라 허태윤이야. 아무 이름이나 갖다 붙이면 네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은 버려.” 모든 게 제 손을 떠났다는 생각에 소피아는 더욱 광기를 부리며 또 한번 허태윤에게 덮쳐왔다. 어찌나 힘을 다했는지 허태윤은 그대로 벽에 밀쳐지고 만다. 이윽고 소피아는 미친 사람마냥 까치발을 들고 허태윤에게 강제로 키스를 하려 안간힘을 썼다. “준협 씨, 나 봐봐.......나 좀 보라니까......” 허태윤이 어두운 표정으로 소피아를 밀어내려던 찰나, 비상구 문 앞에서 고연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둘이 뭐해?” 멈칫하는가 싶던 소피아는 고연화인 걸 보더니 갑자기 활짝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하하하......누군가 했네! 뭐 하는지 안 보여? 우리 키스하고 있었잖아! 하필 이때 들어와선!”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고연화를 약 올리려는 소피아다. 허태윤이 곧바로 소피아를 밀어내며 말했다. “그런 적 없어! 헛소리하는 거 듣지 마!” 문 틈 사이로 빼꼼 쳐다보던 고연화는 아예 문을 활짝 열고 성큼성큼 걸어들어왔다...... 밀쳐진 소피아와 옷깃이 흐트러진 허태윤을 번갈아 보던 고연화는 천천히 걸어가 남자의 옷 매무새를 정리해주며 물었다. “그러니까, 방금 갑자기 나온 게 다 밀회를 위해서다?” 허태윤이 그런 애송이를 내려다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네 생각엔?” “내 생각엔 아닌 거 같은데!” 그러자 허태윤이 고연화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그래, 그게 맞지!” 두 사람을 이간질하는 데에 실패한 소피아가 이를 갈며 소리쳤다. “야 고연화! 네가 뭘 알아! 3년 내내 같이 잔 건 나야! 너보다 훨씬 더 오래 같이 지냈다고! 남이 쓰던 거 가져다 쓰는 게 취미인가 보네! 하하하......” 짝! 예고도 없는 따귀가 미쳐 날뛰던 소피아에게 내리꽂혔다. 어안이 벙벙해진 소피아가 볼을 움켜쥐고 고연화에게 눈을 부라렸다. “이, 이게 감히 날 때려!” 더러워진 손을 탈탈 털어낸 고연화가 덤덤하게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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