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18장

류예화가 적나라하게 민낯을 드러냈다. “하! 그럼 법원에서 보자고! 결혼해서 여태껏 딸까지 낳아 키워줬는데 빈 손으로 나가라? 내 휴대폰에 당신 바람 핀 증거만 해도 널리고 널렸어! 잘못한 건 당신이지, 두고 봐 어디!” 고백천이 검으락푸르락하는 얼굴로 삿대질을 해댔다. “욕심이 끝도 없는 여편네 같으니라고......” “아하하! 자긴 뭐 안 그런 척 하네!” “이......” 이 지경까지 올 줄 몰랐던 고설아가 나서서 말려보려 했지만 그럴 수록 불화는 커져만 갔다...... ...... 성당으로 돌아오니 마침 오후 일정이 시작된 상태. 세 아이들과 자리 잡은 윤혜영, 허윤진과 서명진은 고연화를 위한 자리까지 특별히 남겨두고 있었다. 돌아와 앉은 고연화가 조용히 호흡을 가다듬었다. 동시에 세 쌍의 눈이 고연화에게 집중된다. “엄마, 나갔었어?” “어디 갔어 엄마?” “엄마! 왜 이제야 와!” 아직 제 속도 가라앉히지 못한 상황에 어찌 할머니 만나러 갔다고 말해줄 수가 있을까. 결국 어쩔 수 없이 대충 둘러대는 고연화다. 철 든 세 꼬맹이 역시 더는 고연화에게 캐묻지 않았다. 되려 호기심이 발동한 건 허윤진이었다. 허윤진이 고연화의 옆으로 바짝 다가와 나지막이 물었다. “언니, 유영이가 그러는데 소피아 그 여자 왔다면서요! 혼 내러 갔던 거예요?” 고연화가 고개를 틀어 시누이를 바라봤다. “그래, 왔었지. 근데 소피아한테 간 건 아니야, 아직은 때가 아니거든.” “그럼 방금 어디 다녀왔는데요? 결혼식 일정까지 펑크내면서!” 뭐든 끝을 보는 성격의 허윤진 얼굴을 고연화가 톡톡 쳤다. “집 가서 얘기하자.” 도저히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또 물으려던 찰나...... 고연화가 별안간 화제를 전환했다. “윤진아, 요즘 우리 집 근처에 풍선 파는 남자 자주 오지 않았어?” “몇 번 보긴 했어요, 근데 왜요?” “그 사람 조심해. 애들 혼자 나가게 하지 말고 풍선도 사주지 마. 요즘 유괴 사건도 잦다던데 각별히 신경 써야겠어.” 허윤진도 덩달아 경각심을 일깨웠다. “이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