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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5장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하는 고연화의 모습에 더욱 난감해진 양서희가 손을 내저었다. “연화야, 뭐하러 이렇게 예의를 차려! 엄마랑 난 오랜 절친이야, 그러니까 당연히 내가 해야 할 일이지!” 그러거나 말거나 고연화가 또 한번 허리를 숙였다. “그동안 엄마 챙겨주신 것 또한 감사드립니다. 더는 강씨 집안 사람들에게 박해 당하지 않도록 지켜주신 것도요.” 양서희가 한숨을 쉬며 고연화를 일으켰다. “됐어 연화야! 감사 인사는 벌써 충분히 받았으니까 그만해도 돼! 안 그러면 아줌마 화 낸다!” 고연화도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허리를 폈다. 문 앞을 지키고 서있는 정장 차림의 남자들을 보고 고연화가 또 물었다. “아주머니, 방금 저 분들이 짐을 다 가지고 나오던데 엄마 퇴원하시는 건가요? 아직 상처도 완전히 아물지 않으셨던데요!” “퇴원이 아니라 병원 옮기겠다고 한사코 고집을 부리지 뭐야! 연화 네가 안 왔으면 진작에 다른 병원 갔을지도 몰라!” 고연화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긴 서울에서 의료 조건도 가장 좋기로 소문 난 병원인데 왜 옮기시려는 거예요?” “너희 엄만 퇴원 시켜달라고 했어, 근데 내가 도저히 마음이 놓이질 않는 거야. 그래서 퇴원은 안 된다고 했더니 그럼 병원 옮겨달라고, 안 그러면 치료 안 받겠다고 해서......” 고연화가 엄마의 속마음을 알아채고는 물었다. “그 남자가 여기 있어서 그런 거죠? 행여 마주치기라도 할까 봐요!” 양서희가 한숨을 푹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고 말고! 내가 있으니까 설사 찾아와도 절대 안에 들이진 않겠다고 말했는데 그거로는 안심이 안 된 모양이더라고. 이대로 마음 졸이게 했다간 컨디션 더 악화될 거 같아서 병원 옮기기로 했고.” “네, 맞는 말씀이세요. 그래도 지금은 주무시니까 엄마 깨시면 그때 다시 병원 옮기도록 하죠!” 양서희가 다소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잠들었다고? 너무 잘 됐다! 너희 엄마 며칠 내내 눈도 못 붙였거든! 나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너 만나니까 편안해 지셨나 봐.” “그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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