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02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급박했던 당시, 모영연은 고백천에게 아이를 부탁하며 3개월 뒤 다시 데리러 오겠다 말했었다.
오래도록 마음에 품었던 여신과도 같은 존재의 부탁을 거역할 수 없었던지라 고백천은 그걸 흔쾌히 받아들였었다.
허나 모영연은 약속한 3개월이 지나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더군다나 고연화로 인해 한시도 바람 잘 날 없던 집안 상황에 결국 류예화의 말에 따라 아이를 시골로 보내버렸던 거다.
미처 예상치 못했던 건 고연화를 내보낸 지 일주일 만에 모영연이 아이를 데리러 왔다는 것.
늘 마음 속으로만 좋아하던 여자의 딸을 시골에 보냈다는 말이 차마 입 밖에 꺼내지지 않았다.
결국 스스로의 이미지를 위해 아이가 희귀병을 앓다 안타깝게 세상을 떴다 둘러댔다.
그렇게 미어지는 가슴을 안고 모영연은 딸의 유골함을 가진 채 영영 가버렸었다지.
그 유골함으로 말할 것 같으면 안엔 큰딸 고설아가 한때 키우던 애완견의 유골이 담겨 있었다.
자그마치 10년은 훌쩍 넘은 일의 진상을 파헤치고 다시 따지러 왔을 줄이야......
꿀 먹은 벙어리가 된 고백천의 모습에 모영연은 더욱 분개했다.
“왜 말이 없어! 대체 왜 나랑 우리 딸 생이별하게 만든 거냐고!”
구차하게 늘어놓을 변명조차도 없었던 고백천이 풀썩 무릎을 꿇었다.
“미안해! 영연아 정말 미안해, 다 내 탓이야......이렇게라도 사과할게......그래도 말이야, 적어도 당신 딸 굶어 죽게 하진 않은 거 봐서라도 용서해 줘! 밖에 있는 저 남자들더러 나 그만 놔주라고 하면 안 될까?”
연신 고개를 조아리는 남자의 모습은 역겨움을 넘어 기가 막힐 정도였다.
눈이 삐었던 게 틀림 없다, 겨우 이런 남자한테 딸 월이를 맡겼던 걸 생각하면......
평소 조신한 타입이라 듣기 거북한 말이 도저히 입 밖에 나오지 않았던 모영연과 달리, 인하가 허리에 손을 척 얹고 고백천에게 쏘아붙였다.
“참 나! 연화 언니 굶어 죽게 하진 않았다고? 우리가 벌써 다 조사했어! 아저씨는 애초에 연화 언니 키워준 적도 없잖아! 다 연화 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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