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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7장

침묵하던 양서희가 그제야 입을 열었다. “방금 밖에서 형중 씨랑 얘기하다가 강씨 집안 장남을 봤거든......” 그 말에 모영연이 창백한 얼굴로 양서희의 손을 덥석 잡았다. “준영이가 왜? 왜 병원에 있는 건데? 어디 아파?” “아니 아니! 그 애가 아픈 게 아니라! 연아, 진정해! 손에 링거도 꽂혀 있는데! 내가 천천히 얘기해 줄게!” 아들 얘기인데 진정이 될 리가...... 모영연이 애써 평정심을 되찾으며 말했다. “됐어 이젠! 얘기해 봐......” 양서희가 그제야 말을 이어갔다. “형중 씨가 강씨 집안 장남이라고 말해서 알았어! 찾아봤는데 아버지가 다쳐서 병문안 온 거래.” 모영연의 얼굴이 다시금 굳어졌다. “아......” 양서희가 다시 조심스레 물었다. “더 궁금한 건 있어?” 모영연이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준영이 별일 없으면 됐어.” “그......그 분은? 내가 대신 가서 보고 올까?” 모영연이 입꼬리를 비스듬히 올리며 말했다. “됐어. 죽든 말든 나랑은 별개의 일이니까! 서희야, 조형중 씨더러 내 입원 기록 지워달라고 해줘. 준영이 치밀한 애라 분명 거기까지 찾아낼 거야. 난 강씨 집안 사람이랑은 두 번 다시 마주치고 싶지 않아......” 양서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걱정 마 연아, 진작에 말해 뒀으니까!” 모영연이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고마워.” “고맙긴! 우리 사이에 예의를 왜 갖춰! 아, 이 참에 연화한테 연락해서 와 보라고 할까? 모녀 상봉하게 말이야!” 모영연이 급히 손을 내밀었다. “안돼! 이런 모습은 보여주기 싫어......” “연아, 이러면 너만 힘들다는 거 알잖아.” 모영연이 눈꺼풀을 축 드리웠다. 그래, 힘들고 지친다. 자신을 고통스럽게 했던 강씨 가문을 빠져나왔지만 그동안 단 한번도 마음 편히 지내본 적이 없다. 놓지 못해 붙잡고 있는 것이 너무 많아서...... 내내 가만히 있던 모영연이 갑자기 물었다. “서희야, 그 남자 병실은 어딘데?” “우리랑 한 층이야! 608호!” 양서희가 마음 바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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