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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8장

고연화에게 제대로 당한 부부는 말문이 턱 막혀 서로를 마주봤다. 그럼에도 아버지란 작자는 여전히 뻔뻔하게 이를 갈며 반박했다. “발단이 뭐든 상관 없어! 당신 아들이 우리 아들 이렇게 만든 거면 당연히 책임지고 사과도 해야지! 아들 데려와서 사과 안 시키면 다신 이 유치원 다닐 생각도 하지 마, 서울에서도 발 붙이곤 못 살게 만들 거니까!” 아이 엄마도 얼굴이 엉망이 된 아들을 보며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우리 아들이 언제 이렇게 맞아본 적이라도 있을까! 어린 나이에 애들끼리 장난 좀 친 거 가지고 그쪽 아들이 왜 끼어 들어요?” 사이에 낀 원장은 끝까지 생고집을 부리는 부부가 못마땅하면서도 결코 건드릴 엄두는 못 냈다...... 서울에서도 돈 많기로 꽤나 유명한 집안인데 홀로 아들을 키우는 도준이 엄마가 무슨 수로 그들을 이길까. 그 생각에 일단 부부를 진정시킨 원장은 다시 고연화를 한쪽에 데리고 와 나지막이 말했다. “도준이 어머님, 도준이 착한 애인 거 압니다. 오늘 일이 도준이 잘못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요. 그럼에도 저 두 분은 쉽게 건드려선 안 되는 분들이에요. 도준이 어머님 세 아이 키우시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실 텐데 그러는 척이라도 하셔서 사과만 하시면 되잖아요!” 고연화가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줏대라곤 없는 원장을 바라봤다. 자신을 위한답시고 좋은 의미에서 하는 말인 건 알겠지만 그럼에도 괘씸한 건 여전했다. “우리 아들이 잘못한 게 없는데 사과를 왜 해야 하죠? 원장님, 전 공부 시키려고 애들 여기 보내는 거지 잘못하지도 않은 일에 머리 숙이라고 보내는 게 아닙니다! 지금은 저 사람들이 강요하지 않아도 제가 먼저 유치원 전학을 고심해 봐야겠네요.” 원장이 얼 빠진 표정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끝까지 굽어들지 않는 고연화 때문에 아이 아버지는 화가 머리 끝까지 치민다. “애 전학 시키면 끝인 줄 아나본데! 무릎 꿇고 사과 안 시키면 서울에 있는 유치원은 그 어디도 못 갈 줄 알아! 그때 가선 울고 불고 애원해 봤자 소용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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