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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8장

진심과 사랑이 섞인 포근한 목소리에 저도 모르게 엄마 품에 안기려 했던 도준이는 그 뒤 곧바로 정신을 번뜩 차렸다. 엄마 친자식들이랑 비교해선 안돼, 엄마 사랑 차지하려고 하면 안돼. 그랬다간 언제든 쫓겨날 수 있으니까. 도준이가 한껏 진지하게 말했다. “엄마, 잘해줘서 고마워. 근데 난 이젠 어른이니까 혼자 자고 싶어.” 고연화가 한숨을 내쉬었다. “도준아, 너 다섯 살도 안 됐어. 어디가 어른이라는 건데?” 입술을 앙 다문 도준이는 꽤나 의지가 확고해 보였다. 그 결심에 타격을 주고 싶지 않았던 고연화가 다시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래, 그럼 도준이 혼자 자. 엄마 방해 안 할테니까. 밤에 엄마 보고 싶으면 언제든 찾아와!” “응, 엄마.” “그럼 책 보고 있어, 엄마가 저녁 다 되면 도준이 부를게.” 기어 들어가는 소리로 대답한 도준이는 약간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엄마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사실 엄마가 조금이라도 더 곁에서 있어주길 바랬지만 그럴 자격도 없다는 생각에 감히 그 말을 입 밖에 꺼내지 못했다. 아마 지금은 동생들한테 갔을 테니 더는 엄마를 방해해선 안 된다...... 허나 그 생각과 달리 고연화는 시원이와 다은이에게 간 게 아니라 아래층 주방으로 내려갔다. 배도 고프니 뭐라도 먹는 김에 세 꼬맹이들 먹을 것도 직접 만들어 줘야겠다! ...... 호텔로 돌아오던 토니안은 마침 장을 봐오는 소피아와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다. 한평생 떠받들려 자라온 딸이 손에 주머니를 바리바리 들고 있는 모습은 토니안더러 미간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호텔에 뭐든 다 있는데 이런 건 왜 또 사? 그리고 왜 또 네가 직접 나가서 사는데? 누구라도 시켜서 사오라고 하면 되지!” 소피아는 전혀 개의치 않아 하며 말했다. “아빠! 할 일도 없는데 산책도 할 겸 나갔다 오는 게 어때서! 준협 씨가 호텔 룸서비스는 느끼하대! 차라리 내가 건강식으로 만들어 줘야지!” 뒷짐을 지고 부하에게 대신 짐을 들어주라 눈짓을 준 토니안은 또 한번 딸을 지그시 쳐다봤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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