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69장
“누나 제발......우, 우리 아빠 지금 살고 싶어하는 생각이 전혀 없어......또 나쁜 생각할까 봐 무서워서 그래......부탁할게 누나......”
고연화가 아랑곳하지 않고 내뱉었다.
“미안한데 난 못 도와주겠다!”
아빠라는 작자에겐 그 어떤 감정도, 기억도 없다.
그러니 관심도 없고 개의치 않는 게 당연하지.
게다가 여태껏 엄마를 행방불명되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한데 그런 남자를 만나러 간다는 건 결국 엄마를 배신하게 되는 게 아닌가?
절대 그럴 순 없다!
말을 끝내고 다시 뒤돌아서려던 찰나......
털썩!
누군가 고연화의 앞을 가로막으며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다름 아닌 강찬양이었다.
고연화가 깜짝 놀라며 얼굴을 찡그렸다.
“뭐하는 거야 지금?”
강찬양이 눈시울을 붉히며 애걸복걸 부탁했다.
“누나 제발......한번만 부탁할게......가서 우리 아빠 좀 달래줘, 지금 약도 안 먹고 밥도 안 먹어서 너무 걱정된단 말이야! 다른 방법 있었으면 형한테 혼날 거 알면서도 누나 안 찾아왔지......”
처음 보는 강찬양의 모습에 고연화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았다.
“누나......내가 꼭 잊지 않고 보답할게, 하라는 건 뭐든 다 할게!”
귀찮아 죽을 지경이다.
일으켜 세우려 해도 기를 딱 쓰고 버티기만 하니 이대로 갔다간 하루 종일 여기서 무릎 꿇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거야말로 가스라이팅 아닌가?
가스라이팅을 제일 혐오하긴 하나 생각해보면 단순하기 그지 없는 강찬양이 일부러 배배 꼬아 연기를 하고 있을 리는 없다.
분명 정말로 급박한 상황이겠지.
한참을 고민하던 고연화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입을 열었다.
“일어나! 옷 갈아입고 다시 나올 테니까!”
그 말에 다시 벌떡 일어난 강찬양은 고연화를 숨 막힐 정도로 꽉 끌어안았다.
“고마워 누나! 역시 누나밖에 없다!”
고연화가 입꼬리를 움찔거렸다.
강씨 집안에서야말로 강찬양에게 고마워해야 할 거다.
그렇게 얼키고 설킨 복잡한 가문에서 이런 단순하기 그지없는 멍청이가 나온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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