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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7장

시원이가 조심조심 주변을 살폈다. “난 도망가려는 게 아니라 위에 가서 뭐 좀 확인했다가 다시 오려는 거야!” 인하가 더욱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위에? 뭘 봐?” “나 우빈이 아니잖아! 방금 위에서 엄마 목소리를 들은 것 같거든! 그래서 엄마 맞는지 확인해 보려고.” “뭐?! 엄마가 여기 있다고?” 시원이가 손가락을 입 앞에 갖다대며 나지막이 말했다. “쉿, 아직 확실하지 않으니까 직접 보려는 거야! 이모, 이모가 망 좀 봐주면 안돼? 내가 얼른 다녀올게!” 턱을 만지작거리던 인하가 한참만에 입을 열었다. “안돼!” 시원이가 실망한 듯 미간을 확 찌푸렸다. “왜 안돼?” “너네 아빠랑 방금 약속했잖아! 너 혼자 도망가지 않게 잘 보고 있기로!” “도망 안 간다니까! 엄마 맞는지만 확인하고 다시 올게!” 인하가 한쪽 눈썹을 들어 올렸다. “그러다 만약 엄마가 맞으면? 그럼 엄마랑 집 갈 거야? 그럼 난 너네 아빠한테 뭐라고 얘기해?” “어.....엄마 봐도 지금은 안 돌아갈게. 그럼 되지?” 인하가 단칼에 선을 그었다. “안돼! 난 약속은 꼭 지키는 사람이야, 그러니까 너네 아빠랑 약속한 것도 꼭 지켜야 한다고!” “흥! 난 이모랑 소피아는 다를 줄 알았는데 둘이 똑같네! 다른 사람 기분은 생각도 안 해주고! 다신 이모라고 안 부를 거야!” 인하는 씩씩대는 시원이의 모습에 그만 웃음을 터뜨린다. “아하하......난 또 어떻게 위협하나 했더니 겨우 그거였어? 부르지 말던가 그럼! 그게 뭐 그리 대단한 거라고!” 시원이는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인하에게 눈을 부릅떴다. “그러든가! 화장실 안 갈 거야! 어차피 가게도 못하는데 그냥 아빠한테 갈래!” 인하가 그런 시원이의 볼살을 꼬집었다. “잠깐!” 시원이는 화가 제대로 났는지 인하의 손을 탁 뿌리쳤다. “왜? 도와주기 싫으면 만지지도 마! 나랑 친하지도 않으면서!” 그럼에도 인하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시원이의 볼을 꼬집었다. “참 나! 깨물어주고 싶게 생겨가지고 한 성깔 하네! 내가 너 혼자 가지 말라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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