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96장
고연화가 아랑곳하지 않고 침대 맡에 앉아서는 말했다.
“오늘 주말이잖아. 출근도 안 하고 심심해.”
윤준협의 미간에 또 한번 주름이 잡혔다.
“다음엔 아침에 오지 마, 당신 행동 민첩한 건 알아도 번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건 위험하니까 조심하라고.”
고연화가 다리를 척 꼬며 말했다.
“여기까지 왔으면 들키지 않을 자신 있다는 거거든!”
윤준협이 눈에 띄게 못마땅한 말투로 말했다.
“그래, 어차피 내 말 듣지도 않을 텐데. 알아서 해.”
“뭐야? 화내는 거야 지금?”’
윤준협은 어두운 표정으로 휠체어를 끌고 창가 쪽으로 가 밖을 내다보며 말했다.
“아니.”
고연화가 자리에서 일어나 강제로 휠체어를 자기 쪽으로 휙 돌렸다.
“저기요! 뻔뻔하게 지금 내 앞에서 화를 내?”
“내가 언제 화났대? 당신은 그냥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뿐이잖아, 난 관여할 자격 없고. 아니야?”
고연화가 남자의 턱을 들어 올렸다.
“이래도 화 안 났어? 표정만 봐도 속으로 나 욕하고 있구만!”
윤준협이 무감한 얼굴로 답했다.
“아니, 내 표정은 늘 이래.”
고연화가 코웃음을 쳤다.
“뻥 치시네! 당신 모든 표정들 다 봐온 내가 화 났는지 아닌지도 모를까 봐?”
윤준협은 속이 꽉 막힌 듯 답답하다.
일어날 수도 없고 기억하는 것도 없고, 갯벌 한복판에 발이라도 묶인 듯 옴짝달싹 못하는 이 상황이 싫다......
허리를 굽히고 있는 게 힘들었던 고연화는 아예 윤준협 앞에 쪼그리고 앉아 두 손으로 턱을 괴었다.
“대체 뭐 때문에 화난 건데? 꼭두새벽부터 여기 온 게? 아니면 발코니로 들어온 게? 그것도 아니면 소피아랑 단둘이 못 있게 방해한 게?”
투덜거리는 고연화의 귀여운 모양새에 윤준협은 벌써 답답함을 한결 내려놓은 상태다.
“나 때문에 화가 나, 당신이랑 애들 지켜줄 능력이 없다는 게.”
고연화가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그래 그건 맞지!”
위로의 말 몇 마디라도 들을 줄 알았던 윤준협은 고연화가 쿨하게 인정할 줄은 미처 생각지 못한 모양이다.
“내 심기 건드리려고 여기 오나?”
고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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