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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장

고운성 어머니는 거칠게 명령했다. "가자! 빨리 나랑 경찰서에 가서 우리 아들 좀 풀어주라고 해. 그러지 않으면 네 엄마 수술, 제대로 못 받을 수도 있어!" 신이서는 주먹을 꽉 쥔 탓에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어 아픔을 느꼈다. 고운성 어머니가 아들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걸 그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깊은 한숨과 함께 꾸역꾸역 화를 삼켰다. "경찰서에는 갈 수 있어요. 하지만 앞으로 우리한테 절대 다시 방해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세요." 이 말은 들은 고운성 어머니는 병실을 한 번 보고 또 무심코 신이서를 한번 힐끗 보았다. 꽉 다문 입술에 새겨진 주름은 유난히 인색해 보였다. 고운성 어머니의 눈빛은 신이서를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재고 있었다. 다만 고운성 어머니의 연기는 고운성보다 허술해서 신이서에게 너무나 투명하게 보였다. 고운성 어머니가 약속을 하지 못한 이유는 자기 아들이 다시는 신이서 같은 여자를 찾지 못할까 봐 걱정되기 때문이었다. 현지인에 아버지가 사망하셨고, 어머니는 위독한데다 형제자매도 없고, 또한 예단도 받지 않으니 고운성 어머니에게는 신이서와 결혼하는 것이 마치 큰 재산을 얻는 것 같았다. 신이서는 그 속셈을 잘 알고 있었지만,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고 조용히 고운성 어머니한테 말했다. "이모님, 제가 경찰서에 가서 합의해주지 않으면 고운성이가 최소 2~3일은 구치소에 있어야 해요. 그리고 만약 고운성이가 월요일에 출근을 못하면, 회사 사람들이 모두 그 사실을 알게 될 거예요. 그럼 운성이네 대표님이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이 말을 듣고 고운성 어머니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녀에게 고운성은 자랑스러운 존재였고, 그의 사업을 망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 "알았어! 내가 약속하면 되잖아!" 고운성 어머니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이모, 좀 명확하게 말해주세요. 뭘 약속해요?" 신이서가 되물었다. "약속해. 네가 경찰서 가서 합의해주면 우린 절대 너랑 너희 엄마 찾아오지 않을 거야." 고운성 어머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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