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0장
도혜지는 정말 죽는 게 두렵지도 않은 모양이다. 등에 크고 작은 유리 파편이 족히 열몇 개가 박혀 그야말로 피범벅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머릿속에는 온통 임시후뿐이었다. 심지어 남자인 이광희마저도 이해가 가질 않았다.
“혜지 씨, 왜 그 사람한테 이렇게 목을 매는 거예요?”
“그러게 말이에요. 이해가 안 가요.”
유정인이 달리 방법이 없다는 듯 말했다. 신이서도 따라서 고개를 끄덕였고 오래전부터 참으로 답답했었다.
병실 침대에 엎드리고 있던 도혜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다들 이해가 안 간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시후는 내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란 말이에요. 난 시후를 믿어요.”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요? 어떻게 살려줬는데요?”
이광희가 물었다.
“그때 내가 열이 나서 길가에 쓰러진 적이 있었거든요. 시후가 수업 가야 하는데 나 때문에 무단결석까지 하면서 날 업고 먼 병원까지 뛰어갔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알아서 해줬고 날 3일이나 보살펴줬었어요. 시후가 아니었더라면 길에 쓰러져서 차에 부딪혀 죽었을지도 몰라요. 시후가 나한테 따뜻한 온기를 줬어요.”
그녀의 말에 세 사람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신이서가 먼저 말했다.
“길가에 쓰러졌으니 다른 사람도 봤다면 구해주지 않았을까요? 단지 마침 시후 씨가 거길 지나갔을 뿐이고요.”
도혜지가 웃으며 말했다.
“인연인가 봐요.”
세 사람은 또 한동안 말이 없다가 유정인이 참다못해 물었다.
“고작 그것 때문이에요?”
도혜지의 안색이 조금 어두웠다.
“정인 언니, 이서 언니, 광희 씨의 뜻을 나도 알아요. 하지만 난 그 사람을 정말 사랑해요. 이런 기분이 어떤지 알아요? 만약 시후가 없다면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것 같고 뭘 하든 재미가 없을 것 같아요.”
신이서가 되물었다.
“그럼 시후 씨도 혜지 씨가 없으면 그렇대요?”
도혜지가 진지하게 말했다.
“네.”
신이서가 하마터면 욕이 나올 뻔한 그때 이광희가 말렸다.
“혜지 씨, 우리 밖에 있을 테니까 먼저 쉬고 있어요. 혜지 씨도 앞으로의 일을 잘 정리해보고요.”
세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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