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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3장

“내가 두 사람을 부른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에요. 이 여자는 말을 할 때도 엄청 신중해요. 김준수랑 단둘이 있었던 건 다 일이 바빠서이거나 야근 때문이라고밖에 안 해요. 그리고 묘하게 자꾸 내 심기를 건드리고요. 만약 내가 거기에 넘어가 욕이라도 하면 결과적으로는 내가 속 좁은 인간이 되고 말 거예요.” 유정인은 그 여자와의 카톡 내용을 보여주었다. [이거 어쩌죠? 준수 오늘 나랑 야근해야 해서 정인 씨 옆에는 못 있어 줄 것 같네요. 일 때문이니까 화내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참, 혹시 점심때 뭐 드셨어요? 준수 오자마자 토하고 난리 났어요.] [준수 저녁은 걱정 안 해도 돼요. 야근하기 전에 준수랑 같이 근처 레스토랑에서 먹을 거니까요.] 김준수의 첫사랑은 영악하다 못해 기분 나쁠 정도의 여자였다. 신이서는 카톡 내용을 다 훑고는 유정인을 바라보았다. “점심때 김준수랑 같이 엄마랑 아빠가 가지고 온 도시락을 먹었어요. 그런데 그걸 그새 그 여자한테 일어 바쳤더라고요.” 유정인이 코웃음을 치며 싸늘하게 웃었다. “두 사람도 봤다시피 이 여자 매우 영악한 여자예요. 증거를 하나도 남기지 않았어요. 이대로라면 일을 크게 만들지 못해요.” 확실히 게시물도 그렇고 카톡 내용도 그렇고 흠잡을 거 하나 없었다. 그리고 김준수도 승진과 연봉이 걸려있는 터라 평소보다 훨씬 더 신중하게 행동했다. 김준수가 그간 사람들에게 좋은 남편 이미지를 구축한 것만 봐도 이런 쪽으로는 기가 막히게 머리가 잘 돌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쩌면 첫사랑이 게시물을 올릴 때마다 하나하나 문제 될 게 없나 체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신이서는 그 생각에 미간을 찌푸렸다. ‘아까는 임시후 때문에 화가 났는데 지금은 김준수랑 김준수 첫사랑 때문에 화가 나네.’ 그때 유정인이 김준수의 첫사랑이 또다시 게시물을 올린 것을 보고 서둘러 두 사람에게 보여주었다. “사진을 올렸어요.” 사진 속 김준수의 첫사랑은 웬 남자의 팔짱을 끼고 있었고 두 사람은 무척이나 다정한 사이처럼 보였다. 게다가 게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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