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0장
신이서는 그 질문에 조금 의아하다는 눈길로 정해인을 바라보았다.
“정 비서님이 갑자기 왜 정인 씨 걱정을 하세요?”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직장 동료를 걱정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 그리고 정인 씨는 신입사원 중에서 일을 제일 잘하는 사람인데 내가 좋아하지 않을 리가 없죠. 실적이 나지 않으면 양 과장님한테 깨지는 건 나일 테니까요.”
정해인은 한숨을 푹푹 내쉬며 말했다.
“양 과장님한테요? 두 분 사이 좋은 거 아니셨어요?”
신이서의 말에 정해인은 양라희의 사무실을 힐끔 바라보았다.
아까 양라희의 사무실에서 나올 때 그녀는 이렇게 신이서와 얘기를 나누려고 일부러 문을 더 세게 닫았다.
정해인은 신이서 가까이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알아요. 내가 그동안 팀원들한테 좋은 소리 몇 번 못 해줬다는 거.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나는 그저 일개 비서일 뿐이라 상사가 시키는 대로 해야만 이 자리를 지킬 수 있거든요.”
신이서는 깜짝 놀란 얼굴로 물었다.
“양 과장님 눈치 보느라 계속 저희를 괴롭히셨다는 말씀이세요?”
“쉿.”
양라희는 조금 더 목소리를 낮췄다.
“양 과장님이 이서 씨 남편한테 관심이 있는 거 이서 씨도 아마 눈치채고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누가 불륜녀 딱지를 붙이고 싶겠어요. 그래서 이런 식으로 저를 통해 이서 씨를 내쫓으려는 심산인 거죠.”
“정 비서님, 그런데 이런 말 저한테 해줘도 돼요?”
“더는 양심에 찔리는 일을 못하겠어서 그래요. 하지만 양 과장님이 알면 나는 바로 잘릴지도 모르니까 이 얘기는 비밀로 해줘요.”
“알겠어요. 절대 말 안 할게요.”
신이서는 비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정해인은 다 넘어왔다고 생각하며 드디어 본론을 꺼냈다.
“그럼 금요일 인터뷰 내용 좀 나한테 알려주면 안 돼요? 난 정말 일을 그르칠까 봐 너무 무서워요. 양 과장님이 일할 때 얼마나 엄격하신지 이서 씨도 잘 알잖아요.”
신이서는 잠깐 고민하더니 이내 미안하다는 얼굴로 말했다.
“죄송해요. 아는 게 있으면 당장이라도 알려드렸겠지만 아쉽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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