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3장

손정숙의 등장에 유정인도 의아해했다. 유정인은 신이서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저 분 알아요?” 신이서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유정인이 말했다. “좋은 의도를 가진 것 같지는 않으니 조심해요.” 하지만 신이서는 답답해하며 말했다. “우리가 뭘 잘못한 것도 아니고 왜 저러는 거죠?” 그 말에 유정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반면에 임시후는 유난히 난폭했다. “그쪽이 뭔데요? 무슨 자격으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거예요? 방금 종업원도 확인했는데 왜 우리를 못 가게 하는 거예요?” 말을 마치고 임시후는 도혜지를 끌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도혜지는 이건 아니다 싶어 임시후를 잡았다. “임시후, 너 뭐 하는 거야?” “난 네가 괴롭힘 당할까 봐 그래. 내 여자는 밖에서 절대 괴롭힘 당하게 안 할 거거든.” 임시후가 화를 내며 말했다. 신이서는 그 말을 듣고 임시후를 붙잡았다. 나머지 말은 여기서 말하면 적합하지 않을 것 같아 더 이상 안 듣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여기를 일찍 벗어나기 위해 신이서가 손정숙에게 다가가 정중하게 말했다. “사모님, 정말 죄송한데요. 저도 다들 바쁜 걸 알지만 저희는 오후에 출근해야 합니다. 혹시 저희가 무엇을 더 확인시켜 드리면 될까요?” 시간이 거의 다 되가자 신이서는 이제 더 이상 임시후의 쓸데없는 말을 듣기 싫었다. 손정숙은 신이서를 흘끗 쳐다보았다. ‘연기는 잘하네.’ 말을 조곤조곤하는 것이 강청하에게 그런 식으로 해를 끼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손정숙은 신이서가 위선적일수록 그녀의 가면을 벗기고 딸을 위해 정의를 찾고 싶었다. 손정숙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세 분의 가방은 검사했지만 이 남성분은 확인했나요? 이분은 조금 전까지 이 진열대 근처에 서 있었는데요. 만약 네 분이 범인이 아니면 가게에 우리만 남았는데 그렇게 짧은 시간에 물건을 훔쳐서 떠났을 리가 없으니 우리가 도둑이라는 뜻 아니에요?” 그 말은 다른 손님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무슨 말이에요? 왜 우리를 모욕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