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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장

신이서의 말을 듣고 도혜지와 유정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입사하자마자 불공평한 대우를 받으니 그들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세 사람이 서류를 분류했을 때 갑자기 눈앞에 손이 나타났다. 고개를 들고 보니 연장자 이광희였다. “광희 씨, 웬일이에요?” “쉿. 방금 제가 해야 할 일을 마쳐서 도와주러 왔어요.” 이광희가 조용히 하라는 자세는 조금 웃겼지만 바보 같은 그 모습이 재밌기도 했다. 도혜지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그러자 이광희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세 사람이 누구의 심기를 건드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조심하고 요즘 겸손하게 행동해요.” “우린 그런 적 없는데요. 누가 그렇게 말했어요?” 도혜지가 불만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이광희는 웃기만 하고 누가 말한 건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이광희는 겉보기에 성격이 좋아 보여도 정말 멍청하지는 않았다. 이 업계에 과연 진짜 멍청한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이광희의 착한 마음을 알아본 신이서는 그가 자신들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신이서는 이광희에게 말했다. “광희 씨, 고마워요. 우리가 조심할게요.” 그러자 이광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들을 도와서 서류를 분류했다. 곧 또 다른 사람이 다가왔다. 신이서는 흘끗 보고 눈빛이 떨렸다. 사무실에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눈앞에 있는 이 남자는 유난히 눈에 띄였다. 주서훈이었다. 주서훈은 웃으며 말했다. “저도 도울게요.” 도혜지는 별다른 생각하지 않고 서류를 건네며 빙그레 웃었다. “봐요. 저희 사무실 분들 정말 다 좋은 사람들이라니까요.” 그러자 신이서와 유정인은 서로 쳐다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중간에 신이서는 개리를 흘끗 보았다. 개리는 유창한 영어로 고객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오창섭이라는 남자는 조용했는데 자기가 할 일을 마치고는 계속 타자하고 있었다. 신이서도 몇 년 경험이 있어서 오창섭이 누구의 편도 들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바쁜 척하는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 그것도 틀린 것은 아니었다. 분류를 끝내고 유정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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