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9장

신이서는 원래 두 사람의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했었는데 그들이 자신의 뒤를 쳐다보는 것을 알아차리고 순간 무언가를 깨달았다. 그리고 휙 돌아서자 송서림이 커피잔을 들고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신이서는 너무 부끄러워서 쥐 구멍이라도 찾아 숨고 싶었다. 유정인과 도혜지는 컵과 커피잔을 들고 도망쳤다. 송서림은 걸어 들어와서 주전자를 들고 멈칫하더니 다시 내려놓았다. 그리고 돌아서서 물을 따랐다. 신이서는 송서림이 새로 내린 커피가 아닌 줄 알고 싫어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다급히 설명했다. “내가 방금 내린 커피예요. 아이스 커피 마시고 싶은 거면 냉장고에 얼음 있어요.” 그러나 송서림은 물을 마시면서 천천히 말했다. “커피를 많이 마시면 임신 확률이 낮아져.” 신이서는 커피잔을 입에 가져다 댔다가 그 말을 듣고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신이서는 굳은 표정으로 송서림을 쳐다보며 그가 자신과 농담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송서림의 진지한 표정으로 보니 전혀 농담한 것 같지 않았다. 신이서는 입술을 깨물고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송서림은 신이서를 보면서 웃음을 지었다. “물 따라줄까?” 신이서는 그 말을 듣고 송서림을 노려보면서 입을 뻐끔거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뭘 낳아? 어떻게 낳아? 나 혼자 낳아?’ “하나도 안 웃겨요.” 신이서가 말했다. “웃기려고 한 말 아니야.” 송서림은 매력적인 목소리로 진지하게 말했다. “...” 신이서는 얼어붙었고 송서림은 따뜻한 물을 받은 컵을 그녀 앞에 내려놓았다. “퇴근하면 나 기다려.” 송서림이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네.” 신이서는 고개를 끄덕이고 컵을 든 채 나갔다. 사무실에 돌아왔을 때 신이서는 개리가 양라희의 사무실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의아해했다. 심지어 개리는 입가에 미소를 띄고 있었다. 그러나 신이서가 의아해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그녀의 책상에 서류를 던졌다.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신이서는 깜짝 놀랐다. 고개를 들고 보니 정해인이었다. “정 비서님, 무슨 일 있으세요?” “세 여성분은 이 서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