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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장

신이서는 가방을 열어 향수를 꺼냈다. 검은색 그러데이션 병이었고, 비록 검은색이지만 치명적인 매력이 있었다. 하지만 신이서는 향수를 사용하지 않아서 잘 이해하지 못했다. "향수는 다 비슷하지 않나요?" 그러자 고현아가 혀를 차며 말했다. "어떻게 같을 수가 있어요? 제가 준 이 향수는 이서 씨 남편을 좋아서 떨어질 수 없게 만들걸요." 신이서는 뚜껑을 열며 말했다. "정말 그렇게 대단해요?" 고현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한 번 뿌려보면 그 대단함을 알게 될 거예요." 신이서가 두 번 누르자, 향수가 뿜어져 나왔다. 가까이에서 맡아보자, 신이서는 그 자리에서 얼어버렸다. 고현아는 그녀가 향수에 매료된 줄 알고 웃으며 말했다. "대단하죠?" 신이서는 얼굴이 변하며 물었다. "편집장님, 이런 향기를 만들 수 있나요?" 고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향수는 '썸'이라고 불려요. 첫 향은 남녀 사이의 열정 같은 느낌이 나고, 뒤 향은 애매한 끌림과 유혹을 표현해요. 많은 여자들이 분위기를 달구려고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 약간 뿌리곤 해요." 그 말에 신이서는 다시 공중에 두 번 뿌리고 몇 번을 맡아본 후, 그제야 이 향기를 확신할 수 있었다. 지난번 호텔에서 양라희의 방에서 맡았던 바로 그 향기였다. 그 향기는 마치 그 일을 막 마친 듯한 기분을 주었다. 신이서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향수를 사용해본 적이 없어서 이런 향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걸 전혀 몰랐다. '아니, 왜 이런 향기를 만들었을까?' '이상하지 않나?' 신이서는 이 향수를 만든 사람을 속으로 욕하며 다시 차분해졌다. 향기는 설명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용된 콘돔은?' '그건 가짜일 수 없지 않나?' '내가 바보도 아니고 사용되었는지 안 되었는지를 모르겠어?' 다음 순간, 신이서는 이 세상에서 가장 기막힌 상황을 마주했다. 가방 속에서 콘돔이 떨어졌다. 순간 신이서는 멍해졌다. 고현아도 부끄러운 듯 얼굴이 빨개졌다. "점원한테 필요 없다고 말했는데도 넣어줬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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