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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장

‘혼인신고는 했지만 우리 둘은 순수하게 동거만 하는 사이 아닌가? 동거인끼리 씻는 걸 어떻게 도와줘?’ 그럴 수가 없다. 동거인끼리 키스를 하나? 그럴 수가 없다. 그러자 신이서는 혼란스러웠다. 두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이란 말인가? 신이서가 생각에 빠져있을 때 송서림은 허리를 숙여 신이서에게 가까이 다가가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머리를 톡 쳤다. “신이서, 무슨 생각해?” “우리가 그러는 건 좀...” ‘불편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신이서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손에 비닐랩이 쥐어졌다. 송서림은 신이서를 바라보면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우리가 그러는 게 뭐?” 그러자 얼굴이 빨개진 신이서는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지금 바로 랩 씌워줄게요.” 신이서는 이를 악물고 한 글자 한 글자 내뱉었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송서림에게 비닐랩을 씌워주었다. 송서림이 일부러 장난친 것 같았지만 신이서는 송서림의 상처에 물이 묻을까 봐 세심하게 도와주었다. 비닐랩을 다 씌웠는데도 송서림은 여전히 신이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자 신이서는 송서림을 노려보며 말했다. “내가 바지까지 벗겨줘야 하는 건 아니죠?” 송서림은 신이서의 뒤에 있는 옷장을 가리켰다. “갈아입을 옷을 꺼내려고 그래.” 그제야 신이서는 자신이 옷장 앞을 막고 있는 것을 알았다. 부끄러워서 쥐구멍을 찾아 숨고 싶었다. ‘방금 내가 무슨 헛소리를 한 거야?’ 신이서는 바로 비켜주면서 괜히 작은 동작으로 어색함을 숨기려 했다. 자신이 다른 마음을 품고 있는 것을 송서림이 오해할까 봐 신이서는 몰래 그를 흘끗 보았다. 그런데 송서림은 웃고 있었다. “서림 씨, 왜 웃어요?” 신이서가 입술을 깨물며 물었다. “아니야. 네가 실망한 것 같아서.” “... 아니에요! 절대 그런 거 아니에요!” 신이서는 목소리를 높여 반박했다. 그러나 그 모습은 속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걸로만 보였다. 그래서 송서림은 신이서에게 맞춰주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난 씻으러 갈게.” 신이서는 가볍게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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