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6장
집에 있는 가위가 원래도 작은 데다가 송서림이 키가 커서 신이서는 까치발을 들어야 가위질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위쪽까지 자르니 힘이 들었다.
“서림 씨, 조금만 무릎을 굽혀 봐요.”
송서림은 신이서를 흘끗 보고 갑자기 돌아서서 한손으로 신이서를 번쩍 들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이러면 되지.”
“서림 씨, 지금 날 놀리는 거예요?”
신이서는 손에 들린 가위로 힘차게 두 번 소리를 냈다.
송서림은 그 말에 대답하지 않고 웃으면서 물었다.
“일은 다 해결됐어?”
신이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양 과장님은 어디 가셨어요?”
하지만 묻자마자 신이서는 후회하면서 가위질을 멈췄다.
후회는 되지만 양라희가 왜 송서림과 같이 있지 않았는지 묻고 싶었다.
양라희는 이제 호텔에서 지내는데 사이가 애틋한 두 사람이 아쉬워서 어떻게 헤어졌을까?
송서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신이서는 송서림의 사적인 문제를 건드린 것 같아서 입술을 앙다물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옷을 다 자른 후 신이서는 가위를 내려놓고 테이블에서 내려오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송서림이 뒤돌아서서 신이서를 막았다. 그리고 한 손으로 테이블을 짚고 신이서를 가두었다.
위압적인 기운이 다가오자 신이서는 어쩔 줄 몰라하며 몸을 뒤로 약간 젖혔다. 그러자 송서림은 즉시 손으로 신이서의 뒤통수를 잡았다.
신이서는 고개를 살짝 돌려서야 자신이 하마터면 벽에 머리를 부딪힐 뻔했다는 것을 알았다.
송서림은 불쾌해하며 말했다.
“이게 벌써 몇 번째야?”
신이서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뭐가 몇 번째예요?”
그러자 송서림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우리 둘이 얘기하는데 왜 자꾸 양라희를 언급하는 거야?”
신이서는 입을 뻐끔거렸다.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몰랐다. 자신이 그와 양라희가 사용한 콘돔을 봤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는가?
신이서는 그렇게 말할 수 없었다.
생각 끝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내가 서림 씨의 개인적인 일을 건드린 것 같아서 불편한 거죠? 걱정하지 마요. 더 이상 묻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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