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2장

송서림은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도시락을 챙긴 뒤 곧바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서달수가 의아하게 물었다. “대표님, 어디 가세요?” 송서림은 걸음을 멈추고 서달수에게 말했다. “모르는 거로 해.” 서달수는 곧 송서림의 뜻을 알아차리고 양라희에게 알리지 않았다. 송서림이 떠난 뒤 사무실로 돌아온 양라희는 환한 미소를 짓다가 송서림의 빈자리를 보고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서달수가 곧 다가가 말했다. “대표님은 일이 있어서 나갔어요. 양 매니저는 오후 업무를 저와 맞춰보면 됩니다.” 양라희가 웃으며 대답했다. “알았어요.” 사실 그녀는 송서림이 분명 신이서를 찾아갔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 화성 기획. 아침, 출근 카드를 찍고 사무실로 들어간 신이서는 생각지도 못한 사람을 볼 수 있었다. 김유진이었다 그녀가 못생긴 약혼자에게 끌려간 후 모두 그녀가 스스로 일을 그만두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그녀는 일을 하러 다시 왔다. 약혼자가 딱 봐도 좋은 사람이 아니니 김유진은 앞으로 비참하게 살 것이라고 동료들이 말했다. 사람들은 오히려 한때 높은 자리에 있던 사람을 끌어내리는 데 열중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모두가 잘못 짚었다. 김유진은 잘 지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이전보다 더 잘 지내고 있었다. 그녀는 마치 꼬리를 활짝 핀 공작새처럼 사람들 앞에 서서 목을 치켜들고 거만하게 서 있었는데 신이서가 들어오는 걸 보고 웃으며 손짓했다. “이서 씨, 왔구나. 자, 이건 내 청첩장이야, 꼭 와.” “결혼한다고?” 깜짝 놀란 신이서는 황급히 청첩장을 열었다. [신부 김유진, 신랑 이강혁.] ‘신랑 이름이 지난번에 김유진을 잡으러 온 남자가 아닌 것 같은데?’ ‘어... 또 바뀌었어?’ 신이서는 감히 묻지 못하고 동료들에게 눈짓으로 물어보았다. 동료들의 기색을 보니 정말 신랑감이 바뀐 게 맞는 것 같았다. 신이서는 내심 김유진에게 탄복했다. 그녀는 역시 남자들을 다루는 데 일가견이 있었다. 짧은 시간 안에 약혼자를 몇 명이나 바꿀 수 있다니.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