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18장
라영은 잔잔하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대신하고는 도망치듯 재빨리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수척한 뒷모습을 바라보니 그의 마음도 복잡했다.
지금 이 거리가 딱 좋았다. 모두가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는 것이 아마도 피할 수 없는 숙명일 것이다.
라영의 이혼에 대해서도 그는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다.
리처드 이 사람은 이미 뼛속까지 썩었다.
최근 그는 종일 여자와 술의 세계에 빠져 있는데 이혼에도 동의했다. 라영의 결혼 전 개인 재산을 똑같이 나눠야 할 뿐 아니라 그와 함께 고액의 부채를 짊어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조건이었다.
이런 결과는 고씨 가문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
양측의 변호인단은 아직 서로 대립하고 있는데 마지막에 누가 웃을 수 있을지는 정말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이혼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그녀에게 이혼이야말로 유일한 해탈일 것이다.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든지 간에 자신은 오빠로서 여전히 그녀를 매우 아꼈다.
아침, 부서 회의.
디자인 팀의 부장이 중요한 일을 선포했다.
회사는 지아가 맡은 고객을 매우 중시하기 때문에 다른 디자이너를 한 명 뽑는 방안을 대안으로 삼기로 했다.
이 익숙한 줄거리는 또 악의적인 경쟁이 시작되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 디자이너가 라영이 틀림없다는 것을 직감한 그녀는 회의실을 한 바퀴 둘러봤지만 그녀의 모습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모두가 이 사람이 누구일지 궁금해할 때 부장님도 선뜻 대답하지 않으며 회의가 끝난 후 누군가 지아와 인수인계가 있을 거라고만 했다.
‘그렇겠지. 생각할 필요 없이 이제 거의 확실해졌어. 라영이 말고는 아무도 없을 거야...’
아니나 다를까 회의가 끝난 후 그녀는 부장님 사무실에서 라영이를 만났는데 인수인계가 필요한 자료는 그녀가 이미 가져왔다고 했다.
인수인계는 그녀가 먼저 나설 필요가 없이 자연히 누군가가 주동적으로 찾아올 것이다.
그녀는 자료를 내려놓고 곧장 떠나려 했다.
“잠깐만, 어디 가?”
부장님은 지아를 부르며 바보를 보는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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