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16장
오후에 원고를 다 제출한 지아는 피곤함에 의자에 기대어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때 가냘픈 그림자가 점점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지아 언니, 왜 넋 놓고 있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크지도 작지도 않았는데 마침 주위의 동료들에게 들렸다.
목소리가 좀 익숙하다는 생각에 지아는 재빨리 몸을 돌려 뒤를 바라보았는데 때마침 라영의 환하게 웃는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지아는 눈동자를 반짝거리다가 곧 알아차렸다.
‘라영이 바로 모두가 말하는 신인이구나. 어쩐지 부장님이 직접 가르치게 하더라니.’
다만 왜 그렇게 오랫동안 금족하다가 갑자기 그녀를 고현진이 있는 회사에 출근하게 했는지 알 수 없었다.
일이 점점 재미있어지는 것 같았다.
“지아 언니는 사무실이 따로 없어요?”
라영은 무고한 큰 눈을 반짝이며 믿을 수 없는 어투로 말했다.
지아는 이미 주위 동료들의 귀가 안테나처럼 세운 채 자신이 어떻게 대답할지 기다린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 일반 직원일 뿐이라 독립된 사무실은 없어요.”
말을 마친 그녀는 바보를 걱정하는듯한 눈빛으로 상대방을 바라보았다.
“아, 그렇군요. 제 사무실이 커서 혼자 놀기 심심해요. 아니면 옮겨서 같이 있어 줘요.”
‘헐, 이 말을 하려던 거였군.’
지아는 예의 바르게 거절했다.
“아니에요. 난 여기도 좋아요. 일이 바빠지면 심심하지 않을 거예요.”
그녀가 시종일관 대범한 모습을 유지하는 것을 보고, 라영도 더는 뭐라 하기 어려웠다.
“그래요, 그럼 강요하지 않을게요. 내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얼마든지 말해요.”
‘정말 쉬운 애는 아닌 것 같네.’
같은 직급인데 사무실을 자랑하고 자기한테 도움을 청하라고 한다. 이건 지아를 디딤돌로 삼아 자신의 신분을 높이려는 것이다.
모두 곧 이 대화에서 중점을 잡았다.
이 둘은 전부터 알고 지냈고 라영이는 지아보다 지위가 높다.
앞머리를 정리하던 여직원은 줄곧 몰래 두 사람을 관찰하며 뭔가 중대한 정보를 발견한 기분이었다.
라영은 지아와 간단히 이야기를 나눈 뒤 뒤돌아 자신의 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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