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12장
“도윤아, 넌 신경 쓰지 마. 라영 씨의 오빠와 형수님이 여기에 있으니 가족끼리 같이 돌아가면 좋잖아.”
이 말을 듣자 황보도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안돼, 난 지아 씨를 데려다줄 테니까 도윤아, 라영이 부탁할게. 이래야 시간도 절약할 수 있어.”
고현진이 말하자 다른 사람들은 더는 말하지 않았다.
황보도윤은 서두르지 않고 조용히 옆에서 라영이를 기다렸다.
“기다리지 마. 이 호텔의 스위트룸이 괜찮으니 나중에 직원을 시켜 데려다주면 돼. 저녁에 널 힘들게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 내가 어머니에게 전화해서 같이 있으라고 할 테니 그때까지만 기다려줘.”
황보도윤은 손가락을 내밀어 ‘OK’ 손짓을 한 후 가볍게 손을 흔들며 고현진이 지아를 데리고 먼저 떠나가라는 신호를 보냈다.
“난 호텔 싫어. 집에 갈래.”
라영의 목소리는 작지만 또렷해 주위 사람들의 귀에 똑똑히 들렸다.
그녀는 전혀 취하지 않았다. 고현진은 라영의 주량을 잘 알고 있는데 아까의 양으로 그녀를 취하게 만들기에 역부족이었다.
고현진이 이렇게 말한 것은 그녀가 이 말을 듣고 현실을 받아들여 더는 쓸데없는 발버둥을 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라영은 비틀거리며 일어나 술이 깬 것처럼 연기했다.
“난 호텔이 싫어, 집에 갈래. 난 오빠와 함께...”
앞의 말은 그런대로 정상처럼 들렸지만 마지막 말은 강력한 펀치처럼 고현진의 몸을 때렸다.
그는 눈빛이 굳어지더니 두 눈에서 복잡한 기색이 감돌았다.
고현진은 얼굴을 돌려 라영을 보지 않았다. 그는 손을 뻗어 지아를 잡고는 재빨리 이곳을 빠져나갔다.
“오빠, 날 기다리지 않아?”
라영은 아주 똑똑했다. 그녀가 한 말들은 정상처럼 들리지만 고현진에게 있어 이런 말들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심지어 진실을 알고 있는 황보도윤은 저도 모르게 깊은숨을 몰아쉬었다.
그녀는 어떻게 감히 고현진의 약혼녀 앞에서 이렇게 거리낌 없이 행동할 수 있단 말인가? 고씨 가문에서 지아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고 확신했기 때문인가?
고현진은 몸을 멈칫했지만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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