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11장
평소와 다른 스타일로 꾸민 라영은 칭찬을 받았다.
그녀는 비록 겸손한 한 척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매우 기뻐했다.
모임에 관해서는 고현진의 친구가 부주의로 누설했다.
그녀는 일부러 조금 늦게 도착해서 사람들이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서 관심을 끌려고 했다. 이렇게 깊은 인상을 주면 지아와 비교되어 그녀를 짓밟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아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아까 하던 얘기를 계속했다.
라영도 참을성 있게 지아가 말을 끝낸 후 예의 바르게 말을 건넸다.
“지아 언니, 안녕하세요. 저는 현진 오빠의 동생, 라영이라고 해요. 오늘 처음 가까이에서 보니 나와 정말 닮았네요. 정말 인연이네요. 앞으로 우리 함께 쇼핑하러 가면 쌍둥이라고 할 거예요. 생각만 해도 재밌어요.”
‘내가 너랑 닮았다는 게 무슨 뜻이지?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네가 불순한 목적으로 왔다는 걸 다 알아봤을 거야.’
그날 약혼식에서 라영의 행동을 생각하며 룸에 있는 사람들은 지아를 보며 손에 땀을 쥐었다.
“닮았어요? 전 아닌 것 같아요. 우린 같은 부류의 사람이 아니에요. 같은 일에 부딪혔다고 해도 우리의 선택은 다를 것이고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일 처리 하는 방식도 큰 차이가 있어요. 이목구비는 비슷한 구석이 있을 수 있어도 영혼은 공감을 이룰 수 없어요.”
이 말은 라영에게 했지만 고현진에게 경종을 울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녀와 라영은 처음부터 같은 종류의 사람이 아니었고 지아는 다른 사람의 대체품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유일한 서지아일 뿐이다.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고 논리 있게 반박하는 지아를 보며 라영은 표정이 굳어졌다. 지아가 이렇게 반응이 빠르고 조리 있게 반박할 줄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눈가에는 웃음기가 천천히 없어지고 대신 위험한 기운이 휘몰아쳤다. 하지만 잠시 후 지아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애교스러운 말투로 고현진에게 농담처럼 말했다.
“지아 언니는 참 재밌는 분이네요. 어쩐지 오빠가 좋아한다 했더니, 내가 남자라면 나도 좋아했을 거예요.”
그녀가 남자라면 좋아했을 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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