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83장
그녀가 이렇게 자신에게 물어볼 줄은 몰랐던 육시원은 입꼬리를 누르지 못할 정도로 미소가 떠올랐다. 공은별이 만약 그가 이렇게 헤벌쭉 웃는 모습을 보면 구역질이라도 했을 것이다.
그는 외지로 여행하면서 보고 들은 것을 자세하게 이야기했다.
과학고찰대를 따라 극지 탐색을 했는데 설산 오른 것 등 말이다.
그의 유머러스한 말에 아슬아슬한 탐험도 생동감 있고 재미있게 들렸다.
두 사람은 매우 즐겁게 이야기했다.
육시원은 프리스비를 잘했는데 지아도 빠르게 진보했다.
그들은 기회가 있으면 모두와 함께 이곳에 와서 휴식을 취하기로 약속했다.
집에 돌아온 고현진은 이미 문 앞에서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멀리 복도에서부터 짙은 연기 냄새가 났다.
그는 지아가 갑자기 나타날 줄 모른 듯 아직 다 타지 않은 담배를 입에 물고 있었다. 지아는 손을 뻗어 담배를 가져가 쓰레기통에 있는 박연석에 비벼 껐다.
궁금한 게 많았는데 깊은 못처럼 고요한 눈빛을 마주치자 입가에 맴도는 말을 금세 삼켰다.
“담배는 건강에 해로워요.”
맞는 말이었고, 공익광고로 많이 듣던 말이었다.
그의 칠흑 같은 두 눈은 별빛이 반짝이는 것처럼 가볍게 움직였고, 희미한 빛은 그의 눈의 적막함을 찢어버렸다.
어떤 이상한 감정이 피어오르자 지아는 고개를 살짝 들고 힐끗 보고 나서 몸을 비키며 방문을 열었다.
지아가 쓰는 도어락은 비밀번호를 새로 바꿨는데 미처 알려주지 못했다.
고현진은 눈빛을 멈칫하더니 조용히 지아의 뒤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방금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 그녀는 고현진을 경계하지 않았는데 기억할지는 고현진의 능력에 맡겼다.
지아는 냉장고를 열고 남은 음료수 두 병을 꺼내 하나를 건넨 후 TV를 켜고 소파에 편안하게 앉았다.
고현진은 그녀의 맞은편 소파에 앉았는데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이 조금 그윽하고 어딘가 의아함을 띠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차분한 척하며 일부러 가볍고 익살스러운 코미디 영화를 선택했다.
전 과정에 주동적으로 그와 말을 하지 않았는데 영화를 볼 때 때때로 고현진을 곁눈질했다.
고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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