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53장

“염수정 씨, 잘못 알고 있어. 우리 둘 사이에는 어떤 교집합도 없었어.” 그가 또박또박 이 한마디를 뱉었을 때 염수정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 같았다. “어찌 이렇게 나를 아프게 할 수 있어요? 당신이 준 팔찌를 나는 줄곧 차고 있어요. 그날 밤의 사람이 바로 당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녀는 감정이 격해져서 가슴을 부여잡고 소리쳤다. 미친 것 같은 그녀의 모습에 송서림은 화가 나기도 하고 우습기도 했다. “너 정말 그날 밤 너와 함께 있었던 사람이 누군지 제대로 봤어?” 송서림은 되물으면서 큰일이 닥치기 전에 그만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신이서가 외할머니를 얼마나 신경 쓰는지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외할머니가 염수정 때문에 상처를 받는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염수정은 이미 자신의 환상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송서림의 사랑을 받고 싶어서인지 작은 희망이라도 잡으려 했다. “아이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김씨 가문에 시집가서 연결고리가 될 수 있지만 당신이 나를 상관하지 않으면 안 돼요.” 염수정과 김씨 가문의 혼사는 급하게 잡혔지만 그녀는 송서림이 분명 알고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녀는 용씨 가문에서 며칠을 기다리며 송서림이 질투 때문에 자신을 보러 오기를 바랐다. 안타깝게도 그는 한 번도 와주지 않았고 답은 무엇인지 그녀의 마음속도 분명해졌다. 다만 그녀는 자신이 신이서보다 우수하고 신이서보다 더 남자를 잘 안다고 생각했다. 송서림의 사랑을 독차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그녀의 집착과는 달리 송서림은 지금까지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지도 않았다. 그녀는 상심해서 용성 그룹을 떠났지만 질투에 사로잡힌 마음은 점점 기울어졌다. ‘얻을 수 없다면 망가뜨릴 거야.’ 그는 홍 이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카드를 몰래 꺼냈다. 모두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염수정은 몰래 송서림을 고소했다. 그녀는 경찰에서 상대방이 강제로 관계를 맺었다는 것을 알렸다. 이 사건의 결정적인 증거는 신이서가 당시 입었던 팬티인데 그 위에 남성 체액 잔류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