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45장

김성현은 염수정의 어깨를 두 손으로 부드럽게 감싸 쥐고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부터 알아가면 되죠. 난 평생을 바쳐...” 염수정은 그의 말을 짜증스럽게 잘라냈다. “평생을 바쳐 뭘 하겠다는 거예요? 당신과는 결혼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말했잖아요.” 그는 단념하지 않고 다소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 “결혼까지는 생각 안 해도 좋아요. 다만 나한테 기회를 주세요. 당신한테 책임질 기회를요.” 책임? 염수정은 그에게 할 말을 잃었다. “누군가 책임을 지겠죠. 하지만 당신은 아니에요.” “누구? 그 사람이 누군데요?” 김성현은 염수정이 자신을 거절하려고 핑계를 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끝까지 캐물어 그녀가 자신의 진심을 깨닫게 하려고 했다. “그 사람은 바로...”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염수정은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송서림 일행이 근처에 있는지 확실하지 않았고 이 일을 발설했다가 어떠한 파장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던 그녀는 억지로 말을 삼켰다. 씁쓸한 눈물이 눈가에 그렁그렁 맺혔다. 그녀의 억울한 표정에 김성현은 마음이 아팠다. 염수정은 끝내 그 사람이 누구인지 말하지 못했다. 그 모습에 김성현은 그녀가 말하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라고 더더욱 확신했다. 삽시에 감정이 격해진 그는 염수정을 끌어당겨 품에 꽉 껴안았고 그녀의 저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뜨거운 입맞춤을 얼굴 곳곳에 퍼부으며 입술을 찾았다. 염수정은 도망치려 발버둥 쳤지만 도저히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러다 결국 극도의 공포에 사로잡혀 의식을 잃고 말았다. 그녀의 격렬한 반응에 김성현은 크게 당황했다. 그는 염수정을 안아 들고 장미 정원 밖으로 빠르게 걸어 나갔다. 신이서 일행도 뭔가 잘못되었음을 눈치채고 서둘러 뒤따라가 무슨 일인지 물었다. 병원에 도착한 뒤, 모두의 놀란 마음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의사는 모두를 충격에 빠뜨릴 소식을 전했다. 염수정은 임신했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미혼인데 어떻게 임신을 한단 말인가. “의사 선생님, 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