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25장

그저 잠깐 마음이 동한 줄 알았는데 이정민은 그녀를 마음속에 품고 몰래 오랫동안 좋아하고 있었던 것이다. 분명 이번에 신이서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답게 나타났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는 순간 큰 충격을 받았다. 백은서는 아내이고 신이서는 갖지 못한 첫사랑이라면, 자신은 대체 뭐란 말인가? 생각할수록 자신이 너무 우스워졌다. ‘하하하, 유은미 너는 이렇게 오랫동안 혼자 착각하고 있었던 거야!’ 그녀는 욱신거리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옆에 누워 있는 이정민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오늘 하루 받은 충격이 너무 커서 더 이상 흘릴 눈물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머릿속이 온갖 생각으로 뒤엉켰다. 모든 것을 깨달은 순간, 그녀의 얼굴에는 광기 어린 미소가 서서히 번져갔다. 오늘 그녀는 원래 신이서에게 큰 선물을 줄 기회를 찾으려고 했었는데 이제야 결정했다. 그녀는 이정민과 신이서를 이어줄 것이다. 자기가 그의 유일한 사람이 될 수 없다면 신이서와 백은서를 서로 얽히게 하면 된다. ‘하하하, 어떻게 이렇게 터무니없는 일이 있을 수 있지?’ 그녀 스스로도 믿기지 않았다. 자신이 이렇게 변했다는 게 말이다... ... 한편. 신이서가 집에 돌아오자 송서림은 부랴부랴 그녀를 끌어당겨 꼼꼼히 살폈다. “괜찮아?” 송서림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신이서는 순간 장난기가 발동해 짐짓 아픈 척했다. “아이고, 여기도 아프고 저기도 아프네!” 송서림은 그녀가 장난치는 것을 알아채고 손가락으로 그녀의 이마를 가볍게 튕겼다. “제대로 말해봐.” 그는 저녁에 신이서와 유은미가 함께 식사하러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비록 도혜지가 옆에 있었지만 그는 여전히 불안했다. 그도 유은미가 어떤 사람인지 대충은 알고 있었다. 그녀는 겉으로 보기에는 얌전하고 고상한 척하지만, 속내는 비열하고 못된 짓만 골라 하는 여자였다. 송서림은 그녀에게 매우 반감을 갖고 있었다. 신이서가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자 그는 그녀가 함정에 빠질까 봐 두려웠다. “이서야, 유은미는 네 생각처럼 단순한 사람이 아니야. 꿍꿍이가 많